지금, 나누자. 우리는 베푸는 사람으로 지음받았다
지금, 나누자. 우리는 베푸는 사람으로 지음받았다
  • 류태영
  • 승인 2010.11.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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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영 박사의 VISION 이야기(18)

히브리대학 사회학박사
건국대 부총장 역임
농촌·청소년 미래재단 이사장


“하나님은 우리에게 두 개의 손을 주셨다. 하나는 받는 손이고 다른 하나는 베푸는 손이다. 우리는 저장하는 창고가 아니라 베푸는 통로로 지음 받았다.”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 목사의 말이다. 우리는 남에게 도움 받는 존재이자 베푸는 존재로 지음을 받았다는 말이다. 남을 돕고 베푸는 삶은 꼭 물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돈이 많거나 여유가 있고 능력 있는 사람만이 나눠주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나눠줄 것이 있다. 꼭 자선사업을 하거나 멀리 봉사하러 나가지 않아도 된다. 당신 주위에 얼마든지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작은 한 사람에 게만이라도 당신이 가진 것을 나눠주라.

“다른 사람 신경 쓸 틈이 어디 있어? 당장 내 문제만으로도 복잡하고 골치 아파 죽을 지경이라고….”

우리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최선의 해결책은 다른 사람의 문제 해결을 돕는 것이다. 내게 필요한 것만 생각하고 주위 사람들의 곤란이나 여러 가지 필요한 상황을 거들떠보지 않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삶을 더 비참한 것으로 몰아가게 된다.

“나눠줄 게 있어야지요.”

사람들은 보통 나눠주는 삶이라고 하면 꼭 물질적인 것만을 생각한다. 자신은 나눠줄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남이 갖지 못한 것을 지니고 있다. 아픔을 극복하였으면 그 같은 경험을 되살려 주위에 그런 아픔을 겪는 사람을 찾아가 도와줄 수 있다.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나 친구 등을 찾아가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라. 내 문제만 바라보지 말로 그 시선을 다른 사람을 돕는 일로 초점을 옮겨보라.

실직한 사람은 자기가 가진 재능을 이용하여 자원봉사를 하거나 복지단체에 가서 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생을 일하면서 쌓아 온 나만의 노하우를 그대로 썩히지 말라. 30여 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말 정년퇴직한 O씨. 그가 은퇴 이후의 삶으로 선택한 것은 자원봉사다.

그는 은퇴하기 10년 전부터 개인연금을 들어 은퇴 후를 준비해왔다. 공무원연금과 개인연금을 합하면 넉넉하지는 않아도 아내와 둘이 살기에 부족함이 없으니 재취업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는 무언가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O씨는 중구청 사회복지과에 근무한 덕분에 자원봉사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것에 더해 그는 정년퇴직 전 6개원간의 공로휴가 기간에 사회교육원과 한국웃음복지연구소에서 사회복지사, 노인교육사, 케어복지사, 웃음치료사 등 네 종류나 되는 자격증을 획득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음성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 봉사와 대학병원에서 발마사지 봉사를 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장애인복지관에서 배식과 설거지를 돕는다. 자원봉사를 계기로 그는 새로운 직업도 찾았다. 매주 금요일마다 과천 노인복지관에서 치매나 중풍환자를 대상으로 웃음치료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는 것. 게다가 종종 복지관에서 자원봉사 관련 강의도 한다. 그는 퇴직 이후 오히려 더 활동적으로 생활하면서 더 건강해지고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고 했다.

63세의 스튜어드(남자 승무원) 출신 J씨는 30년 넘게 사용해온 영어 덕분에 현재 영어 중급과정의 강사를 하고 있다. ‘영어를 할 수 있고, 건강에 관한 상식이 풍부하며, 노래를 즐기는 것’을 내세워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일주일에 두 번 생활영어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아울러 승무원 시절 불규칙한 식사와 시차로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풍부해진 건강 상식을 전하는 것도 강의 중 빼놓지 않는다. J씨는 자신이 일하면서 배우고, 산면서 느낀 것들을 전달할 뿐이지만 어르신들은 그 모든 것을 소중한 정보로 여긴다. J씨는 “일하면서 익힌 기술들이 이렇게 유익하게 사용될 줄 몰랐다”고 말하며 이를 적극 활용하면서 일할 수 있어 보람차고 기쁘다고 했다.

세상에는 당신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이 있다. 자신의 문제에만 집착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과 필요를 채워주면 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도와주면 하나님은 내가 힘들 때 수백 배, 수천 배로 갚아주신다. 당신의 재정적인 면이 아니라 삶의 전 분야에 걸려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당신의 재능을 필요로 하진 않겠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그것을 필요로 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당신은 누구에게 정신적 평화를 안겨다 줄 수 있을 것인가?

도와줄 힘이 있을 때 남을 도와주라. 다른 사람이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시간을 내어 도와주라.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도우라. 나눠줄 것이 있다면 나눠주라. 당신의 시간과 물질과 몸을 어려운 사람들을 향해 던져라! 우리가 미래에 어떤 어려움을 당할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 당신이 그들을 도와주고 나눠주고 베풀면 당신이 베푼 은혜가 당신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어려운 일을 당할 때 도움의 손길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인생 전반을 통해 이 사실을 수없이 경험하고 체험해온 사람이다. 우리가 먼저 남을 도울 때 우리도 도움 받을 수 있다. 우리가 어려울 때 하나님은 당신을 도울 사람을 보내주신다. 사방이 꽉 막혔을 때 문을 열어줄 사람을 보내주신다. 돈이 없다고, 시간이 없다고 머뭇거리며 헤매지 말라. 정작 당신이 어려운 일을 당해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외칠 때 하나님은 당신이 외면했던 사람들을 돌보느라 당신의 소리를 들을 시간이 없다고 하실 수도 있다.

2010/11/13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