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의 벽 허물기
나이의 벽 허물기
  • 류태영
  • 승인 2011.04.3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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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영 박사의 VISION 이야기(22)

- 91세에 운전면허를 따다

히브리대학 사회학박사
건국대 부총장 역임
농촌·청소년 미래재단 이사장

도전하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나이가 벽이 되지 않는다. 자신을 가로막는 것은 나이나 학벌, 가문이나 재력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다.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꿈을 꾸고 도전하고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사람에게 불가능은 없다. 포르투갈의 유명한 영화감독 마뇰 드 올리베이라(Manoel de Oliveira)는 ‘마법의 거울’이라는 영화를 제작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100세까지 영화 세 편을 더 제작하겠다고 했다. 각본도 자신이 직접 쓰겠다고 포부를 밝히던 그의 나이는 96세였다.

한국 선교 역사 제1호 선교사이자 예장 통합 총회장을 지낸 한국교회 원로목사 중 원로목사인 방지일 목사님. 그는 올해 97세로 백수를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젊은 목사 못지않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선교지를 날아다니며 후배 목사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캄보디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캐나다, 미국, 태국 등 수많은 나라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평생 체득한, 신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사역의 원리와 지혜 등을 전수하며 최후의 땀과 눈물을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쏟아 붓고 싶어 한다.

‘70대인 나는 아직 애기’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분이 있다. 강석규 총장이 그다. 그는 65세에 대학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한 후 대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꿈을 가졌다. 그것도 2억 원을 가지고 말이다. 남들이 다 말도 안 되는 계획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는 보란 듯이 호서대학교를 설립하였다. 사람들이 일을 접고 은퇴하는 나이에 그는 대학교를 설립하여 18년간 총장을 하다가 아들에게 총장직을 물려주었다. 그 뒤에도 은퇴하지 않은 그는 92세에 다시 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그리곤 벤처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하여 총장이 되었다.
강석규 총장은 일에 미쳐 전력투구하는 것이 젊게 사는 비결이요,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을 자산으로 삶아 새로운 인생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강석규 총장을 보면서 나이가 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91세에 운전면허를 딴 사람 역시 자신의 나이를 뛰어넘은 사람이다. 평생 운전기사를 두고 살았던 그는, 나이 들어 특별히 기사가 필요 없게 되었다. 점점 늙어가며 친구들도 죽고 아는 사람도 줄어들자 외출할 일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자식들도 친척들도 잠시 왔다 인사하고 가면 그만이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야만 하는 노부부는 외롭고 심심하고 무료했다.
‘운전할 줄 알면 근처에 드라이브라도 다닐 텐데….’
노인은 운전면허를 따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즉시 이를 실천에 옮겼다. 주변 사람들과 자식들이 말렸지만 90세에 운전학원에 등록을 했다. 운전학원에서 공부하고 시험을 보았으나 번번이 떨어졌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계속 응시하여 마침내 여덟 번째 응시한 시험에서 합격하여 91세에 운전면허증을 땄다. 이후 부부는 가고 싶은 곳을 찾아 여행을 다니면서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만일 그가 ‘이 나이에 내가 어떻게 운전면허를 따겠어.’ 하며 운전 배우기를 포기했다면 노부부는 죽을 때까지 집안에 갇혀 지루하고 외로운 나날들을 보냈을 것이다.
“내게는 이제 좋은 시절 다 끝났어.”
“아이고, 그런 이야기는 이제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야.”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모든 것을 다 써먹어서 세상은 이제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아.”

이런 사람은 현재의 벽을 뛰어넘지 못한다. 가만히 앉아서 보잘것없는 현재에 만족하지 말라. 나머지 인생을 갇혀 살기에는 너무 아깝잖은가. 당신은 얼마든지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노년의 시대는 쓸모없고 낡은 삶의 시대가 아니다. 육체가 약해진다 하여서 마음까지 약해지고 지혜마저 감소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도리어 젊을 때는 꿀 수 없었던, 노년에만 꿀 수 있는 꿈을 찾아 나서자. 젊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도 나이가 들면 보이는 것들이 더 많이 있음을 기억하면서 새롭게 도전해보자.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95세 노인의 수기를 소개한다.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인 아흔 다섯 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는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
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날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을 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아흔 다섯 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백 다섯 번째 생일 날!
왜 아흔 다섯 살 때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의 시에서 랍비 벤 에즈라(Rabbi Ben Ezra)는 이렇게 노래했다.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가자! 가장 좋은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인생의 후반, 그것을 위해 인생의 초반이 존재하나니….

그렇다. 당신의 인생 최고의 순간, 최고의 정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새롭게 도전하고 준비하라. 자, 이제부터라도 어깨를 당당히 펴고 현재의 상황을 벗어날 결단을 하라. 그리고 가보지 않은, 가보고 싶었던 인생의 새 길을 향해 운전하라. 그리고 더 높은 인생의 정산을 향해 도전해보라.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지평선, 새로운 세계가 놀랍게도 당신 앞에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당신을 환영하고 맞이할 것이다.

2011/04/30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