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사회적기업의 전도사가 되어'
[INTERVIEW] '사회적기업의 전도사가 되어'
  • 관리자
  • 승인 2011.09.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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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하는 기업·복지하는 사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류시문 원장

시문 원장에게 붙여진 ‘아너 소사이어티 1호’라는 별명은 그가 사회지도자로서 개인 기부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는 사회복지공동 모금회의 고액기부자들의 커뮤니티다.
일곱 살 때 사고로 인해 다리에 장애를 입게 되고 영양실조가 심해 고막마저 손상된 이중 장애를 겪고 있는 그의 ‘사람에 대한 사랑’의 이유가 궁금했다.
아울러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원장으로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여 지난 8월 25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사회적기업 정책방향 및 올바른 이해를 위한 사회적기업 바로 알기 포럼’의 강연자로 나선 류시문 원장을 만나보았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원장이 되기까지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 장애로 인해 아버지로부터 학업을 포기하도록 강요당했던 류시문 원장은 돈이 없어서 학교를 다니지 못하던 때를 기준으로 생활한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그에게 닥쳤던 시련들은 오히려 “다리가 하지 못하면 손으로 한다.”는 생각으로 더욱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하게 했으며 취약계층에 있는 자들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어 사회적기업의 밑거름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장애인으로 살아온 50년 세월이 지나고 2000년대 초반부터 그는 다양한 기부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금전을 기부하는 것 보다는 취약계층이 스스로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한 방향으로만 이루어지는 지원은 자칫 수혜자를 끊임없는 지원의 대상으로 남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 스스로가 노동을 투자하여 정당한 대가를 받음으로써 삶의 가치를 느끼고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자리야 말로 가장 훌륭한 복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2009년 직원의 50%가 취약계층이며 수익금의 3/2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예비사회적기업인 (주)한맥네트워크를 창업하여 사회적기업에 대한 가치를 몸소 느끼고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활동을 하다가 올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초대원장으로 발탁된 것이다.

‘청년 사회적기업가’육성 지원에 적극적으로 지원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는 올해 청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에 크게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더 다양한 분야에 사회적기업이 진출하여 그 범위를 다양화하고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란다.
청년들이 사회적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발전시켜 나간다면 세대를 넘어 사회적기업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여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길이 더욱 확대 될 것이라는 것이 류시문 원장의 생각이다
또 그는 현재 인증 받은 사회적기업을 보면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자리 제공형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여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회 서비스 제공형 사회적기업 육성에도 ‘청년 사회적기업 육성 사업’이 큰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하지만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시장경제의 원리를 피해 갈 수는 없다. 즉 시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경제 활동의 주체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으며 다른 기업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효율성면에서 조금은 부족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이 이들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외적으로 다양한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류시문 원장은 세 가지의 견해를 밝혔다.
첫째, 생산과 소비, 컨설팅 등 지역에서 사회적기업에 필요한 다양한 자원들과의 네트워크가 확고히 구축되어야 한다.
둘째, 국민모두가 사회적기업에 대한 취지를 공감하고, 이를 통해 윤리적 소비, 착한 소비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회 운동’이 진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자는 사회공헌활동과는 달리 기업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기 때문에 수단이 되는 회사 경영이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류시문 원장은 덧붙여 말하기를 여러 가지 지원들 중 프로보노의 활동에 관한 활성화 방안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프로보노 사업을 통하여 재능기부의 가치와 즐거움을 확산하여 장기적으로는 프로보노 활동에 참여하는 개인이나 기관이 부수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기부와 사회적기업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덜 가진 자’ 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가 균형을 갖고 잘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진 자의 바퀴는 그 자체로도 얼마든지 잘 돌아갈 수 있지만 덜 가진 자의 바퀴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만 적절하게 굴러갈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러 계층과 주체들의 적절한 지원이 큰 몫을 차지할 것입니다.”
류시문 원장은 또한 기부는 멈춰있는 바퀴가 움직일 수 있도록 작용하는 힘이 되며 사회적기업은 이렇게 굴러가기 시작한 바퀴가 스스로 힘을 내어 자체적으로 굴러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위해 헌신만 하다가 병환으로 돌아가신 누이가 생각날 때마다 ‘오빠 생각’을 부른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류원장은 대학에서 복지행정학을 전공하고 있는 아들에게서 ‘물질적인 유산보다 더 큰 유산을 물려받았다.’는 고백을 들을 정도로 청렴한 삶을 살고 있었다.
3년 임기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원장으로서 그는 “하루를 하더라도 정직하고 투명한 공직자가 되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람이고 싶다.”고 고백했다.

오인옥 기자
2011/09/17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