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영 박사의 VISION 이야기(25)
류태영 박사의 VISION 이야기(25)
  • 류태영
  • 승인 2011.09.17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망의 감옥에서 탈출하자


류태영 박사
히브리대학 사회학박사
건국대 부총장 역임
농촌·청소년 미래재단 이사장


박 지점장은 국내 모 대기업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큰 회사마다 보이지 않는 조직 라인이 있기 마련인데 박 지점장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묵묵히 일을 열심히 하여 실적을 많이 올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박 지점장의 상사인 이 상무는 자신의 수하에 들어온 부하직원만 철저하게 챙기는 사람이었다.

이 회사에서는 6개월에 한 번씩 호봉이 조정되는데, 박 지점장의 지점이 종합감사에서 평균점수 95점을 받게 되었다. 다음 호봉이 조정되는 한 달 전쯤 이 상무의 수하에 있던 평균점수 55점짜리 지점장이 박 지점장의 자리로 발령받아 오고, 박 지점장은 성적이 형편없는 다른 지점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모두 이 상무의 지시였다.

발령받은 지 한 달 후에 자기 자리로 온 무능한 지점장은 전임자가 쌓아올린 실적에 따라 좋은 점수로 평가되어 승진을 하게 되고, 유능한 박 지점장은 전임자의 업무실적대로 평가받아 좌천당한 꼴이 되었으니, 마음속에 이 상무에 대한 미움이 가득할 뿐만 아니라 회사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박 지점장은 내게 찾아와 분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당장 사표를 내겠다고 했다. 나는 절대 그만두지 말고 상사를 용서하라고 말했다.

“용서해라. 미워하면 절대 일어서지 못한다. 미움이 있는 한 창의성이 살아나지 못한다. 무능한 상사를 잘 모시는 것도 자네 능력이다. 분노에 차서 상사를 잘 모시지 않으면 능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사로 잘 모시고 네 공을 내세우지 말고 상사의 공으로 여기면서 업무를 추진해나가라.”
“박사님, 제가 예수님입니까?”
박 지점장은 상사를 더욱 잘 모시라는 말에 분함을 삭이지 못하고 화를 냈다.
“아무리 나쁜 상사라 하더라도 좋은 점이 반드시 있는 법이다. 잘 연구해봐라.”
“그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좋은 점이라곤 없는 사람입니다.”
“살인강도도 좋은 점은 있게 마련이다. 좋은 점을 찾아보려고 노력해봐라.”
끈질긴 나의 설득에 박 지점장은 사표를 내지 않고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몇 달 후 그가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상사의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니 과연 장점이 눈에 보이더군요.”

첫째 이 상무는 자기 수하에 있는 부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철저히 챙겨주고, 또 윗사람에 대한 보고를 적기에 잘하는 장점이 있더라는 것이다. 상사에게 업무보고를 할 때는 아랫사람의 공로도 마치 자기가 영향력을 준 것처럼 말하더라는 것이다. 즉, 탁월한 전략가라는 것이다.

나는 박 지점장이 잘한 것을 모두 이 상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표현해서 말하고 그에게 공을 돌리고 더욱 깍듯이 모셔보라고 했다. 박 지점장이 나의 지시대로 이 상무를 더욱 깍듯이 모시자 이 상무는 비록 박 지점장이 자신의 라인은 아니지만 그를 인정해주었고 그의 진급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러나 2년 후 그동안의 이 상무의 행위가 탄로 나고 사장에게까지 알려져 결국 회사에서 퇴출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이 상무의 부당한 행위에도 불구하고 박 지점장이 상사를 깍듯이 대접하고 모신 사실이 알려져,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그는 지역본부장은 물론 회사 임원까지 되었고 나중에는 사장물망에까지 오르내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행하거나 좋지 못한 일을 만났을 때 대게 자신이 아닌 타인을 원망하게 된다. 그리고 원망할 수밖에 없는 합당한 이유들을 댄다.
“그놈이 원래 나쁜 놈이었어.”
“상사를 잘못 만났어.”
“내 공을 그놈이 가로채서 승진한 거야. 내 공을 뺏긴 거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면 모두가 원망스럽다. 심지어 아무 죄도 없는 부인이나 가족까지 원망스럽다. 그러나 합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남을 원망하는 상태로는 절대 일어나지 못한다. 원망이 마음속에 뿌리를 내리게 해서는 안 된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원망의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그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자신의 탓이라고 하면 또 못 일어선다. 내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은 하되 그렇다고 자신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나는 상황에 관계없이 ‘나’다. 박 지점장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할지라도 원망하지 않고, 비록 잘못한 상사라 할지라도 진심으로 용서하고 받아들이면 언젠가는 반드시 진짜 실력을 인정받는 날이 오게 된다.

반면에 코스닥 등록업체인 K사장은 부하직원의 배신으로 회사를 잃고 교도소까지 가게 되었다. 회계 담당직원이 적대적 M&A를 한 회사 측과 짜고 자신을 몰아내고 덤터기를 씌워 교도소에까지 가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루아침에 자신이 일군 회사에서 쫓겨나고 게다가 교도소에까지 가게 되었으니 그 억울한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분노, 원통함, 복수심으로 하루하루를 지옥처럼 보냈다.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결국 인생은 불행의 감옥에 갇히고 만다. 내가 먼저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야 한다. 몸은 비록 교도소에 있다 할지라도 마음까지 갇혀서는 안 된다. 분노, 원통함, 억울함, 복수심에 불타오르면 인생 전체가 영원히 감옥에 갇히는 것이다.

안 좋은 일, 불행한 일은 될수록 빨리 잊어버려라!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이것도 훈련하면 된다. 평소 마음을 훈련하는 법을 길러야 한다. 작은 일부터 그냥 지나치는 훈련을 하라. 가령 아침에 누군가로부터 기분 나쁜 말을 들었다고 하면 그 말을 하루 종일 곱씹으며 괘씸해하지 말고 다른 좋은 생각을 함으로써 잊어버리도록 노력하라.

또 출근길에 자동차 접촉사고가 났더라도 상대방을 원망하지 말고 빨리 기분전환을 하도록 노력하라. 좋은 음악을 듣는다든가 기분 좋은 사람과 이야기를 하며 분위기를 바꾸도록 노력해보라. 시간이 지나면 그 일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작은 일부터 마음을 훈련하는 노력을 하라.

미움과 원망의 독소는 몸까지 병들게 한다.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 용서를 하자 병이 낫는 경우를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또 아무리 건강했던 사람이라도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다보면 마음의 독이 몸을 병들게 하여 죽을병에 걸리게 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했는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가? 끔찍한 상처를 받았는가? 잊으라. 복수하려 하지 말고 용서하라.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하면 자기만 병든다. 자신만 손해다.

미움과 원망은 우리의 삶에 어두운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좋은 일이 올 수 없다. 미운 사람을 다루는 일은 하나님이 관장하시도록 하라. 하나님은 “원수 갚는 일이 내개 있으니 내게 맡기라”고 하셨다. 그러니 원수 갚는 일은 하나님께 맡기고 복수심과 원통함을 갖는 대신 새 일을 계획하고 많은 책을 읽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라.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새 길이 열리게 되어 있다.

2011/09/17 Copyrightⓒ경기복지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