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이름의 출산 “입양”
또 다른 이름의 출산 “입양”
  • 관리자
  • 승인 2005.06.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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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가정에 대한 세제혜택, 의료비지원 등 통해 국내입양 활성화해야


‘국내입양부모간담회’,‘국내입양가족 나들이’. 그동안 핏줄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관습과 인식의 그늘에 숨겨야 했던 입양문화가 ‘공개입양’이라는 적극적인 가족 만들기를 시작했다.

한국역사 속에 동족상잔의 비극인 1950년 6.25동란이후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들을 위한 고아원이 시작되고 아이들에게 좋은 가정 안에서 보호받고 양육 받는 것이야 말로 아동복지를 위한 최선으로 선택한 것이 입양사업이었다.

70년대 국내입양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고 다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대상황 속에서 해외입양을 통해 아이들에게 가정을 만들어주게 된 것이다.



<한 해 동안 요보호아동 발생 수는 약 만 명 정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요보호아동은 1만 여명 정도. 그 중 2,258명이 국외입양 되고 1,641명은 국내입양, 그 외의 아동들은 시설의 보호를 받는다.

2003년에 비해 국내입양은 5% 증가(2003년 1,564명)한 반면 국외입양은 감소하는 등의 변화가 있고 장애아동의 국외입양은 여전히 늘고 있다, 요보호아동의 대부분은 미혼모가 출산한 아이들이다. 60~80년대 초까지만 해도 3,000여명이던 미혼모가 85년 이후 10,000명대로 넘어서는 등 해마다 미혼모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일고 있지만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다. 서구처럼 미혼모가 출산 후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국가적인 사회보장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출산 후 막막한 현실 앞에 친권을 포기하거나, 영아를 유기하는 사례가 늘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혼자 남겨진 영아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가정’이다. 임시보호시설에서는 산모의 뱃속처럼 영아들에게 보호와 사랑이라는 영양을 공급해 또 다른 출산인 입양을 준비한다. 입양부모도 마찬가지로 새로 태어나는 아기를 기다리며 부모로서의 모습을 갖춰간다.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하면서 정부에서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위한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국내입양 활성화 대책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개선대책을 추진 중에 있다.


<저출산 고령화 심각한 사회문제 대두>

우리나라의 불임 부부는 전체의 14.6%인 635,000쌍(2005년도 보건복지부통계자료). 10년 전에는 10쌍 중 한 쌍 꼴이었으나 7~8쌍 중 한 쌍으로 불임부부가 늘어났다.

아기를 갖지 못하는 불임부부에게는 아기를 낳을 수 있음에도 임신을 하지 않는 것이 먼 나라의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2002년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1.17을 기록하면서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1970년대 경제개발정책과 함께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출산억제정책의 결과로 1980년대 2.83의 출산율이 되었을 때 고령화를 대비한 장기적인 인구정책의 변화를 시도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고령화를 대비하고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비롯한 사회, 경제, 교육, 종교계 등 전 분야의 힘이 모아져야 한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캠페인, 임산부를 돕기 위한 보건소의 지원 프로그램. 출산보조금, 불임치료에 대한 의료비지원, 임신해서 출산까지의 의료비 보조와 일하는 여성이 아무 때나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 시설의 확대,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다면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으로 출산을 자제하고 있는 가정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다.


<입양은 또 다른 출산>

출산장려가 미래사회를 위한 한쪽 발걸음이라면 ‘국내입양’은 태어난 우리의 아기들을 대한민국 미래사회의 일원으로 양육하는 또 다른 발걸음이다. 아기와 입양부모 모두가 사회적 인식으로부터 상처받지 않으려고 입양사실을 숨겨왔던 이전에 비해 요즘은 ‘공개입양’을 통해 입양문화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동방사회복지회 주관으로 여느 부모들처럼 자녀양육에 대한 체험과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국내입양부모간담회’도 열고, ‘국내입양가족 나들이’로 하나가 되는 등 그야말로 사랑으로 탯줄을 자르고 부모와 자녀가 된 가족들이 사회인식의 문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다.

입양가정을 기다리다가 시설에서 시설로 옮겨지는 아기들은 매년 약 5,000여명. 이는 불임치료에 실패해 정신적, 경제적으로 낙심해 있는 불임부부들에게 또 다른 출산의 기회가 늘 열려 있다는 반증이다.

국내 대표적인 입양기관인 동방사회복지회 평택사무소 박옥남 소장은 “현재 입양아동에 대한 후원금은 미혼모지원, 위탁모 지원, 입양 전 양육을 위해서 쓰여 지고 있으나 정부차원에서 입양아동에 대한 아동수당, 양육 수당, 입양가정에 대한 세제혜택, 의료비지원, 교육비면제 등의 다각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국내입양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각 입양기관에서도 ‘우리 아이는 우리 손으로 키워야 한다’는 슬로건과 함께 국내 입양에 힘을 주력하고 있다고 전하였다.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누구누구네 엄마, 아빠라는 존귀한 이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 땅에서 미래를 꿈꾸며,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권연순 기자 (2005.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