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데스크] 저녁시간! 안전한 보금자리가 필요해요
[현장데스크] 저녁시간! 안전한 보금자리가 필요해요
  • 관리자
  • 승인 2011.10.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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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 이경림

야간시간(저녁6시 이후), 우리 아이들의 최소한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2007년 12월 안양에서 발생한 혜진·예슬이 유괴살해사건은 오후 5시 이후, 2010년 2월 부산에서 13세 여중생 이 모 양이 저녁 9시 혼자 집에 있다가 납치 후 성폭행, 살해당한 ‘김길태 사건’ 역시 방과 후 야간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해 발생한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빈곤아동의 야간방임 문제 심각
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빈곤층 아동이 일주일동안 거의 매일 방과 후 어른 없이 혹은 형제자매끼리만 있는 경우가 6-8세는 10.8%, 9-11세는 14.6%, 12-18세는 13.6%로 나타나(보건복지부, 2009) 빈곤층 가족의 방과 후 아동방치 및 방임의 증가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빈곤층 아동의 경우 저녁식사 후 아동이 혼자서 혹은 어른 없이 형제자매와 지내는 경우 역시 6-8세 10.9%, 12-18세 30.1%로(보건복지부, 2009) 빈곤층 가구 내 아동의 방과 후 야간방임은 더욱 심각한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 중에서도 저녁시간 집으로 돌아가서 어른 없이 형제자매끼리 있는 경우가 29.6%, 혼자 있는 경우가 12.4%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야간시간대 공적 서비스를 보면 전체 빈곤아동 117만 명 중 어른이 없어 방과 후 지원이 필요한 아동 중 전체 약 4.6%만이 야간보호 제공을 받고 있을 정도이니 야간시간대 어른의 안전한 보호 대신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은 거리를 배회하거나, PC방을 어슬렁거리거나, 친구들과 몰려다니거나, 어둡고 좁은 집에 혼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는 지역자체가 빈곤 밀집지역이며 주변 환경 역시 아동들에게 안전한 곳이 아니기에 아동들은 저녁시간 혼자 있으면서 무서움과 두려움, 그리고 외로움을 더욱 깊이 느끼기도 합니다.

지역아동센터, 아동의 눈높이 맞춰야
상황이 이러하여 지역아동센터 내에서 야간보호를 제공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체 센터 50%이상이 저녁 늦은 시간까지 야간에 아동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한 야간보호 사업의 성과를 보면 센터가 야간보호 사업을 오래 진행한 경우, 선생님이 담당하는 아동수가 적을수록,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가정과 같은 편안한 보호를 중심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진행 할수록 아동들이 가지는 심리사회적 발달 산물 중 우울불안과 비행이 낮아지고 아동성취감, 문제해결력, 학교적응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야간에 아동을 보호하는 것은 아동의 최소한의 안전을 제공해주는 일 뿐 아니라 부가적으로 아동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아동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주 양육자로부터 안정적인 보호를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빈곤 한부모가족 부모들에게 아이들과 저녁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사회 경제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부득이 저녁에 함께 할 수 없는 빈곤 한부모가족의 아동을 지역 사회 에서 안전하게 야간시간 보호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입니다.

집 같이 느낄 수 있는 ‘돌봄유지’ 서비스 제공
긴 시간 집이 아닌 공간에서 보호를 제공받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능하면 가장 편안하게, 집과 같이 아이들이 느끼고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돌봄유지(care-triented)’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아이들과 저녁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하는 선생님들 역시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아이들을 엄마처럼 품어주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제가 방문한 야간보호센터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저녁 10시 이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고 모든 일을 마무리하면 저녁 11시가 훌쩍 넘습니다. 이런 선생님들이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지치지 않도록 사회적 보상도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야간시간에 우리아이들이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고 설레며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날을 준비하는 저녁시간이 되도록 그 저녁시간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켜주어야 할 것입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해가 점점 짧아져 어두워지는 시간이 빨라집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아이들의 마음까지 어두워지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녁시간의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아동들이 점점 더 늘어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