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복지하는 기업·복지하는 사람
[INTERVIEW] 복지하는 기업·복지하는 사람
  • 관리자
  • 승인 2011.11.1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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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담은 저녁식사로
한 차원 높은 복지를 실천하다”


-성민무료급식센터를 찾아-

급식이 시작되기까지는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부터 와 계신 몇몇 어르신들께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그 모습이 여느 무료급식소와는 사뭇 다르게 무척 즐겁고 평화로워 보였다.

기자가 방문한 날, 자원봉사자 송순녀(52), 양안례(52)씨는 저녁식사 준비로 이마엔 굵은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혔지만 내내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또 그날은 매달 둘째 주 수요일마다 오는 (주)복합물류 직원들까지 봉사활동을 왔다. 건장한 세 남자가 앞치마를 두르고 부지런히 식판을 나르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이들 뿐만 아니라 많은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하여 착한 기업들의 물품 후원 등 따뜻한 손길을 전해오고 있었다.

“어제 배운 산토끼 돌림노래 기억하시죠?”
“신나게 한 번 불러볼까요?”
빈자리가 하나도 없이 꽉 찬 급식소에서는 담당자의 지도에 따라 노래와 율동,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흥겨운 식전행사(?)가 진행되었다.

김은숙 담당자는 “작년 봄 처음 문을 연 후 갈수록 인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우리가 어르신들께 드리는 건 단순히 밥 한 끼만이 아니라 즐겁고 평안한 마음의 안식까지 선물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마도 그 사랑을 맛보신 어르신들의 입소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무료급식소나 경로식당이 점심식사로 주1~3회 정도 제공하는데 그치지만 성민무료급식센터는 이례적으로 주 5회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어르신들께 저녁식사는 정말 중요하다. 저녁식사를 할 수 없어서 허기진 배로 밤을 지새우는 어르신들이 없도록 우리가 나서자.”는 성민원 이사장의 한 차원 높은 생각이 거둔 열매였다.

군포시 금정동과 당동 지역의 65세 이상의 어르신들께 석식을 제공하기 위해 ‘성민무료급식센터’가 문을 연 것은 작년 4월이다. 하지만 그 시작은 성민원의 모체인 군포제일교회가 노인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던 1986년 , 그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노인학교의 어르신들께 점심식사를 제공하던 것이 1998년에는 군포시로부터 노인복지관을 수탁하면서 경로식당을 운영하게 되었고, 2006년 2월 포스코에서 기증한 이동급식차(사랑의 밥차)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 받으면서부터 본격적인 무료급식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사랑의 밥차’와 더불어 성민무료급식센터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인근에 있는 군포중학교가 실시하는 야간돌봄교실인 ‘오바마교실’ 학생 40여 명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일이다.

저소득층의 맞벌이가정과 한부모가정 등 별다른 방과 후 활동이 없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과 학습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오바마교실의 중심에 ‘석식’ 제공은 필수였다.

그 때도 성민원은 선뜻 나서서 40여 명분의 석식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단순히 먹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인재를 키워나가는데 밑거름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귀한 일을 할 때도 어려움은 늘 있기 마련이다. 담당자는 “무엇보다도 우리가 하는 이 귀한 일이 좋은 소문으로 세상에 더 많이 알려져 혜택 받는 분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라며 “후원자들의 손길이 더 많아져서 무릎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위해 계단도 없고 장소도 더 넓은 곳으로 옮겨져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한 사업은 더 넓혀져 풍성한 열매가 맺어지기를 바라는 그 깊은 생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황옥희(77세)어르신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도 항상 웃으며 대해주고 날마다 다른 반찬으로 맛난 저녁을 주시니 대접받고 가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해요.”라고 말하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신다.

기쁘게 식사를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그분들이 일궈낸 결실로 우리가 이렇게 풍족하게 살고 있기에 그 분들을 보살펴 드리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그 당연한 일의 중심에 있는 성민무료급식센터의 불빛이 언제까지나 환하게 빛나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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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군포시 금정동의 한 마을에는 똑같은 모양의 다세대 주택들이 빼곡히 줄지어져 있다.
그 가운데 859번지의 반 지하에 ‘성민무료급식센터’라 적힌 예쁜 나무표지판을 따라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저녁식사 준비로 한창 분주한 중에도 새색시처럼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담당자와 조리사,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을 만날 수 있다.


[‘오바마교실’ 담당자로부터 온 감사편지]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습니다. 성민무료급식센터에서 군포중학교의 ‘오바마교실’에 석식을 제공한지 어느 새 2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바마교실은 저소득층 학생이나 부모님의 늦은 퇴근으로 저녁식사를 거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야간돌봄교실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은 성민무료급식센터가 제공하는 석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들의 석식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오바마교실은 시작조차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성민무료급식센터 석식의 ‘위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오바마교실을 시작하던 초기에는 오전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학생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공부하기 싫어서 자는 줄로만 알았는데 성민원으로부터 석식을 제공받고 난 후 하나 둘씩 수업시간에 일어나서 공부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알고 보니 그 학생들은 학교에서 주는 점심급식을 제외하고는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기운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성민무료급식센터의 석식 제공이 우리 아이들에겐 에너지가 된 것입니다.

그 사랑을 받은 우리 아이들은 훌륭하게 성장하여 그 사랑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되돌려 줄 거라는 확신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군포중학교 오바마교실 담당자 이수민]

취재 / 오인옥 기자
2011/11/19 Copyrightⓒ경기복지뉴스

■ 사진설명

1. 어르신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드리는 김은숙 담당자
2. 봉사자의 정성스런 배식
3. 어르신들의 식사하는 모습
4. 오바마교실에서 식사하는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