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Movie] 완득이
[Book & Movie] 완득이
  • 관리자
  • 승인 2012.02.1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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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특화한 수작

2008년 첫 출간하여 최근까지 7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부수를 세운 청소년 성장소설 「완득이」는 여류 소설가 김려령의 한국판 「굿 윌 헌팅」 혹은 「파인딩 포레스터」라고 불리기도 한다. 위에 언급한 두 영화와 소설 「완득이」의 공통점은 멘토(스승)와 멘티(제자)의 관계를 설정하여 때로는 가슴 뭉클하게, 때로는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다. 특별히 멘티가 멘토를 죽게 해달라고 교회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멘토같지 않은 멘토와 멘티같지 않은 멘티의 갈등구조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 「완득이」만의 특징이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 ‘완득이’는 비록 공부는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열여덟 고교생 완득이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소통이란 언제나 주고받는 것이라는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완득이와 도저히 하나될 수 없는 원수같은 담임교사 동주의 간섭과 깊은 관심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가는 과정을 살아서 꿈틀대는 듯한 필체와 생동감 넘치는 위트로 그려낸 소설로서, 발간 당시부터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 인기절정인 원작소설을 영화화하여 대박을 친 작품인 소설 「완득이」는 활자로 되어있는 작품 속의 주인공들이 영화 속으로 불쑥 뛰어 들어와 새 생명을 얻은 것 같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하여 영화 「완득이」로서도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완득이」를 영화화한 이한 감독은 “겉으로는 소심하거나 까칠해 보여도 마음 깊숙이 뜨거운 인간애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관계성을 자연스럽게 이 영화에 담아내었다”고 말한다. 거기에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 단순한 가족의 화해를 넘어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뒤늦은 행복보고서가 숨겨져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됨을 우리에게 깨우쳐준다.

한국 풍토에서 삐뚤어지기 쉬운 가정인 다문화, 결손가정의 한 고등학생과 엄연히 ‘동주’라는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똥주’라고 불릴 정도로 괴짜인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평범하게 연출한 영화인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이야기 소재가 되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을 현장감 있고 리얼하게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소재는 물론 각 장면마다 동원된 소품의 현실감은 물론 결손가정 아이가 꼭 문제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귀중한 사례를 남겼다.

물론 이 영화의 아쉬움은 욕도 이렇게 귀에 거슬리지 않는 범위에서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구나 하며 유모어로 치부해 버리면 그만이겠지만, 대사의 욕설스러움이 마음 한구석을 불편하게 한다. 또한 영화적 재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초점을 맞추다보니 다문화 가정의 소외된 엄마로 열연한 필리핀 여인 이자스민이 가정을 떠나게 된 이유 등이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아서 영화 완성도 면에서 흠이라면 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완득이」 일독 후 가능하다면 영화 「완득이」도 감상할 것을 권하는 바이다.

- 전 합동신학대학원도서관 참고전문사서 신만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