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야기] 봉사로 마음이 부~자됐어요
[현장 이야기] 봉사로 마음이 부~자됐어요
  • 관리자
  • 승인 2012.02.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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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도 없고 언제나 그렇듯 고만고만한 일을 하며 보낸 일상적인 하루였습니다. 그 날 저녁, 평소 스승 같고 선배 같은 아내가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 보자고 권유했고 아내의 권유인지라 아무런 반대 의사 없이 그래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아내는 성민 요양원으로 봉사를 다니자고 했습니다. 마침 아들도 학교에서 충당해야 할 봉사 활동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온 가족이 성민요양원으로 봉사를 하러 다니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매월 짝수 토요일 아침시간을 낼 수 있었습니다. 아주 잠깐 황금 같은 귀한 경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낯설음과 어색한 분위기를 극복하고…….

요양원에서 하는 일이란 특별한 재능을 필요로 하지 않아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싹싹 쓸고 쓱쓱 닦고 정리하는 일인데다 격식이나 주의 사항도 딱히 없어 아무 재주 없는 제게 딱 맞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쓸고 닦았습니다. 바닥에 작은 땀방울이 떨어지고 허리는 결리고 뻐근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가슴 저 밑바닥에서 이른 봄 아련히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같이 뿌듯함이 벅차올랐습니다. ‘마음이 부자’란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청소가 끝나면 여러 선생님들께서 얼굴이 빨개지도록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칭찬 받은 고래가 춤을 추듯이 돌아오는 길은 내내 흥겨움에 기쁜 마음과 자랑스러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오늘 하루쯤은 하늘을 우러러 당당해도 된다는 ‘특별한 허락’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판에 박힌 뻔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자격도 덤으로 얻은 것 같았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세상에 넉넉한 그늘과 포근한 양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주신 성민 요양원에 감사드립니다.

임장순(성민요양원 봉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