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사정으로 매월 짝수 토요일 아침시간을 낼 수 있었습니다. 아주 잠깐 황금 같은 귀한 경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도무지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낯설음과 어색한 분위기를 극복하고…….
요양원에서 하는 일이란 특별한 재능을 필요로 하지 않아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싹싹 쓸고 쓱쓱 닦고 정리하는 일인데다 격식이나 주의 사항도 딱히 없어 아무 재주 없는 제게 딱 맞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쓸고 닦았습니다. 바닥에 작은 땀방울이 떨어지고 허리는 결리고 뻐근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가슴 저 밑바닥에서 이른 봄 아련히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같이 뿌듯함이 벅차올랐습니다. ‘마음이 부자’란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청소가 끝나면 여러 선생님들께서 얼굴이 빨개지도록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칭찬 받은 고래가 춤을 추듯이 돌아오는 길은 내내 흥겨움에 기쁜 마음과 자랑스러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오늘 하루쯤은 하늘을 우러러 당당해도 된다는 ‘특별한 허락’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판에 박힌 뻔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자격도 덤으로 얻은 것 같았습니다. 이번 경험으로 세상에 넉넉한 그늘과 포근한 양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주신 성민 요양원에 감사드립니다.
임장순(성민요양원 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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