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Book]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 관리자
  • 승인 2012.07.2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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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시에 무한한 애정을 쏟자

황수대 / 푸른책들 / 239쪽 / 2011

동심은 어른들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일컬어진다. 동심(童心)은 사전적인 의미로 ‘어린아이의 마음’(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동심과 관련해서 예수님께서도 신약성경 마태복음 18장 3절〜4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하신 것은 어린 아이의 순수성을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된다.

이 책은 푸른문학상을 제정해 신인작가 발굴 및 창작 교실을 열기도 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는 푸른책들출판사의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시리즈 8번째 책으로 동시라는 문학 장르를 통하여 생태학적인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일종의 문예비평서로써 단순히 동시 몇 편을 읽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관련한 대표 동시를 엄선하여 이를 감상하고 이와 관련한 비평을 통하여 동시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더욱이 ‘우리 동시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소논문을 통해 동시 비평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해 주고 있는데, 이는 동시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출판사 조차도 수익이 적은 동시집 출간을 기피하는 때에 동시집 비평서를 출간했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저자는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비평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책과 아이들을 좋아한 까닭에 1996년 대전에 범골어린이도서관을 설립하여 직접 운영하며 아동청소년문학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문학과 관련한 생태학의 이론적 배경은 생태학 이론을 철학에 적용한 ‘심층 생태학’과 사회학에 적용한 ‘사회 생태학’으로 구분한다. 심층 생태학은 모든 생물의 본질적 가치를 인정하고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키지 않는 생태중시주의를 표방하고, 사회 생태학은 인구와 여러 제도의 동태와 지역적 배치의 관련성에 관한 규칙성을 찾아내는 데 관심을 갖는다.

오늘날 오감을 자극하는 책들이 난무한 가운데 바쁜 일상을 잠깐 멈추고 어린 시절의 동심을 찾아 이 책을 읽으면 순진무구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다. 만약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메기 같이 않아서 놀던 기억을 한 번 반추하며 나름 눈시울이 붉어지고 그렁그렁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신의 심연 속에 잠재되었던 동심이 살아나는 것을 느끼게 될것이다.
이 책에 게재된 박방희의 동시(64쪽) 한편(옆박스 참조)을 샘플로 감상해보면, 짧은 한편의 ‘시’지만 많은 생각을 머금게 한다. 폐지를 수집하여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노파의 고단한 삶을 활자화한 이 동시는 저자의 시정신을 듬뿍 느낄 수 있다.

성민원을 통해 복지목회를 실천해온 군포제일교회는 담임인 권태진 목사가 시인이어서 더욱 목회전반에 시심의 영향이 크다는 평을 받아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시는 소박하지만 힘이 있다. 시는 약해 보이지만 끈질긴 생명력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시를 감상하거나 동시를 비평한 글을 읽는 일이 지금은 익숙하지 않지만 애잔하면서도 따뜻하고, 순박하면서도 정겨운 삶을 원한다면, 귀하의 삶을 되돌아보는 이 순간 동시를 한번 써 볼 것을 권하며 이 책을 강추한다.

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도서관 사서 신만섭 libsms@hanmail.net


폐지 줍는 할머니

등 굽은 할머니가
리어카를 끌고 간다.

리어카에 쌓인
폐지더미
산봉우리처럼 솟았다.

산을 끌고 가는
할머니 굽은 등은
또 다른 산

끙끙, 작은 산이
큰 산을 끌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