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데스크] 소나무 같은 어르신들께 삶을 배우다
[현장데스크] 소나무 같은 어르신들께 삶을 배우다
  • 관리자
  • 승인 2012.07.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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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화엽 | 군포시니어클럽 교육형사업담당

사단법인 성민원이 군포시로부터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군포시니어클럽은 만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노인적합형 일자리를 제공하는 군포시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이다.

사회공헌형 일자리 중 교육형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숲생태해설사업은 군포시 관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수리산 8단지 삼림욕장에서 나무, 꽃, 곤충 등 자연을 배우고 자연이 주는 좋은 공기와 함께 숲을 체험하고 안내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활동 중인 숲 생태 해설가는 60대부터 80대에 이르는 남·녀 어르신들이며, 매년 지속적인 전문보수교육을 통해 전문해설가로의 질적 향상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32명의 어르신들이 활동하고 계시며 20여 개의 수요처에 격월 또는 3개월에 한 번씩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요즘 숲 체험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 올해부터 시작한 주5일제 수업으로 인해 여러 기관에서 토요일 학습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4일 우리 어르신들은 군포제일교회의 토요학교와 연계하여 학생과 교사 50여 명과 함께 숲생태체험 기회를 가졌다.

삼림욕장 초입 우측에 있는 소나무를 바라보며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모양과 느낌으로 우리나라 소나무와 외국 소나무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았고 산을 오르며 나무 이름에 얽인 이야기도 들었다. 싸리나무는 독이 없고 때리면 때릴수록 기를 넣어주고 정신을 맑게 해 주는 나무라 회초리로 사용했던 조상들의 지혜, 오소리가 다니는 길은 파충류, 곤충, 송충이까지 다 잡아먹어 물릴게 없고 깨끗한 길이라 했던 이야기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1.3세대가 자연 속에서 소통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활동어르신대부분이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내가 아직도 필요한 존재라는 게 더없이 행복한 일임을 알기에 몸이 좀 아파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 몸단장하고 수리산으로 걸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며 “이제 막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그리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고마움을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것이 정말 기쁘고 보람된다.”고 말씀하셨다. 수업에 참여했던 아이들도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할머니하고 또 공부하고 싶어요.”라며 행복해 했다.

활동어르신들과의 만남도 어느덧 4년째.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나무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던 내가 현장점검을 나가고 보수교육으로 야외식물원을 견학하면서 배운 것이 많이 쌓였나보다.

예전에는 쑥과 국화꽃도 구분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길을 가다 궁금한 식물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 이름을 알아보고 외우고 관심을 갖게 되어 누가 물어보면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식물들이 제법 많아졌다.

푸른 소나무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며 세월을 표현하듯 우리 어르신들도 그런 소나무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커다란 나무 같은 어르신들의 삶을 통해 인생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며 나의 노후도 그런 모습이었으면 하고 생각해 본다.

2012/07/21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