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대안가정은 행복을 향한 과정일 뿐
대안교육·대안가정은 행복을 향한 과정일 뿐
  • 관리자
  • 승인 2005.07.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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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완성과 혈연가정 회복이 목적"

가정해체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중·고등학생들이 한 해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약 7만~8만여명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우리 앞에 닥친 ‘공교육의 붕괴’라는 이 현실 속에서 다양성과 자율성이 있는 ‘대안교육’과 가정을 잃어버린 청소년들에게 안식처를 만들어주는 ‘대안가정’이 작지만 뿌리를 깊게 내린 들꽃처럼 하나의 희망이 되고 있다.


<함께 가자 대안교육>

교육에 대한 우리의 비전은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사람 양성’이다. 하지만 교육 과정과 내용은 학벌사회라는 사회문제를 내포한 ‘입시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대학입시제도를 계속해서 바꾸고 있지만 학력주의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은 단지 ‘학교생활’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배움터와 보호받을 수 있는 청소년의 권리까지도 잃게 되어 사회의 부정적인 유혹에 넘어가 탈선하는 경우가 많다.

중도에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획일적인 입시교육에서 탈피해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비전형적인 학교가 ‘대안학교’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대안학교는 100여 곳, 그 가운데 현재 인가를 받은 대안교육기관은 고등학교 18곳, 중학교 6곳이다. 과

거에는 학교 부적응아 등을 위한 특별학교라는 인식이 강해 교육장소를 마련하는 일에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요즘은 공교육의 한계를 느끼면서 대안교육의 다양한 교육과정과 자율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2일 연세대학교 위당관에서는 대안교육연대 주최로 ‘2005 대안교육 심포지움’이 개최되었다.

이날 기조발제를 통해 양희규 간디학교장은 대안교육 10년의 성과를 “100여개의 ‘학교 밖의 학교’라는 새로운 교육과 문화 현장과 2005년 3월 2일 대안학교법 국회 통과를 통해 대안학교를 법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새로운 교육 실험을 꿈꾸는 작은 모임들이 어느덧 ‘학교’라는 틀과 내용을 갖추고 교육의 대안적 흐름을 만들어 낸 것이다.


<혈연부모와의 관계 회복 돕는 - 대안 가정>

부모의 방임과 학대, 이혼과 재혼, 빈곤등으로 가정을 잃어가는 청소년들이 늘어가고 있는 이때, 경기도 안산시 와동에 있는 ‘들꽃마을’에서는 가출청소년들에게 가정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 곳에 있는 청소년들은 대개 가정에서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이다. 예닐곱살 어린나이에 어느날 없어진 엄마를 잊기 위해 돌아다니다 거리의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고, 밤이면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워 약물남용과 퇴폐와 거짓, 게으름, 악한 것들에게 가슴이 다 채워져 버린 아이들이다.

세상 살아가는 법을 거리에서 알아버린 불쌍한 아이들, 이들에게 한번쯤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가정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안타까움으로 시작한 것이 들꽃 피는 마을의 대안가정이다.



10여년전 밤이면 안산노동교회 그 작은 교회당에 몰래 들어와 잠을 잔 후 거리 뒷골목처럼 만들어놓고 아침이면 다시 거리로 나서는 아이들을 붙들어 함께 사는 생활을 시작한 김현수, 조순실 들꽃마을 공동대표.

그동안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함께 살던 아파트에서 폐농가로 옮겨가고, 수목원에서의 노동생활, 끊임없이 일어나는 문제들, 가장 큰 숙제였던 아이들의 약물중독, 그야말로 가슴이 숭숭 뚫린 아이들의 아픔을 온 가족이 함께 생활하며 혈연을 넘어선 가정을 이루어왔다.

‘대안가정’, ‘그룹홈(group home)’이라는 말이 있기 전부터 둥지를 틀기 시작한 ‘들꽃피는 마을의 가정’은 김현수, 조순실 부부, 76세인 권인희 권사, 젊은 부부, 미혼의 남녀 교사들이 생활교사가 되어 함께 기거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향한 마음으로 들꽃 같은 아이들, 야생마 같은 아이들을 품고 있다.

김현수 대표는 “대안가정의 확대가 오히려 혈연가정의 붕괴를 재촉하지는 않는가?”라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대안가정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있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혈연가정을 회복시켜 주는 것입니다. 아직은 함께 살지 못하지만 돌아갈 가정이 있다는 분명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2003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통해 혈연가정과의 관계가 깨어지거나 멀어진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가족강화사업으로 아이들의 가족을 찾는 일을 하고 있다. 부모와 가족이 없을 경우 부모노릇을 해 주던 어른을 연결하여 아이들이 ‘부모없는 아이’로 살아가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대안교육’의 목표는 ‘대안교육이 필요없는 공교육환경’인 것처럼, ‘대안가정’의 목표는 ‘대안가정이 필요 없는 혈연가정의 회복’이다.


권연순 기자 (2005.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