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나를 돌아보게 하는 창세기의 세 가지 질문
[VISION]나를 돌아보게 하는 창세기의 세 가지 질문
  • 관리자
  • 승인 2012.09.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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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원장(G샘통합암병원)


창세기는 성경을 펴면 가장 먼저 나오는 책입니다. 여기에 인간관 뿐 아니라 우리가 몸담고 있는 전 우주에 관한 세계관적 기초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 연결된 질문은 아니지만 우연한 기회에 우리가 영어를 처음 배울 때 알게 된 몇 마디 쉬운 영어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How old are you? 네 연세가 얼마뇨?(창 47:8)
이것은 이집트에 간 야곱에게 바로가 묻는 질문입니다. 야곱은 이 질문을 받고 험악했던 나그네 생활을 회상하며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봅니다. 이 질문은 근본적으로 나 자신에 대해 묻는 물음입니다. 이 땅에 빈손으로 왔다가 이제껏 먹고, 자라고, 교육받고, 무엇이 되고, 심지어는 구원까지 받은 것, 내 모든 과거가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부모님의, 선생님의, 이웃의 은혜를 먹고 지금의 내가 된 것입니다. 동시에 제대로 살지 못해 후회로 가득한, 초라한 현재의 모습을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성찰과 반성으로부터 미래를 괘도 수정과 설계를 하게하는 질문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 현재의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며, 앞으로의 설계를 하라는 자신에 대한 복합적인 명령이 됩니다.
이 질문은 우리의 전도된 가치관, 세계관으로부터 네 자신을 찾으라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Where is your Neighbor?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창 4:9)
이것은 동생 아벨을 살해한 가인에게 묻는 하나님의 질문입니다. 가인에게 있어서 아벨은 동생인 동시에 첫 번째의 이웃 관계였습니다. 따라서 이 질문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이웃과의 관계, 이웃에 대한 책임을 묻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혼자 있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함께 살도록 창조되었으며 그 이래로 인간은 그물처럼 전 인류가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작은 그물에서부터 교회, 지역사회, 국가등도 모두가 하나의 그물입니다. 나는 그물의 한 매듭입니다. 나의 팔을 뻗어 주위의 팔들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내가 팔을 놓아 버리면 그 그물에는 구멍이 나버리고 잡았던 고기도 빠져나가 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나의 매듭만 못쓰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그물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우리 삶은 이웃과의 삶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주신 소명도 이웃을 향한 사랑이었습니다. 사도행전 20:35에서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지구상에 충분히 주어진 자원과 식량이 있음에도, 달을 정복했다고 큰소리치며 첨단의 과학을 자랑하는 20세기 임에도 불구하고 수억의 인류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음은 우리에게 나눌 마음,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돌아가야 할 빵은 아마도 핵무기로 변하여 인류를 위협하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 방법은 현대에 와서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그 대상이 개인일 수도 있고 사회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정치, 경제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창세기에서 이미 가인에게 던져진 “네 이웃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은 오늘날 다양해진 사회에서 어떻게 확장하여 질문되어야 하고 또 답변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책임있는 기독교인의 행동이 요구되는 질문인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이웃을 지키는 자이니까?”라고 반문하는 가인의 반열에 서는 기독교인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Where are you? 네가 어디 있느냐? (창 3:9)
이 질문은 하나님께 범죄하고 스스로를 숨기려는 아담에게 던져진 질문입니다. 아담의 지정학적 위치를 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아담과의 관계에서 네 영혼이 어디 있느냐를 묻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아담은 벗었음을 두려워하여 숨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하신 여자 때문이라고 핑계하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는 그분 앞에서 가린 것을 벗어 던져 버리는 것입니다. 벗은 몸으로 하나님 앞에 솔직히 나아오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담을 허물고 강에 다리를 놓으시는 작업은 그분 스스로 해주셨습니다. 그 작업의 시작이 성육신(Incarnation)이요, 그 완성이 십자가상의 죽음과 부활입니다. 그리고 “네가 어디 있느냐?”라는 질문은 각자의 인생에게 그 십자가 앞에 벗은 모습으로 설 것을 결단하라는 질문입니다.

성경의 끝에 있는 요한계시록 21:16에 보면 천국의 모형을 설명하면서 그 성은 장(가로)과 광(세로)과 고(높이)가 같다고 합니다. 어떤 주어진 길이로 육면체를 만들면 최대의 부피를 갖게 되는 것은 정육면체입니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길이’를 우리는 ‘달란트’(마 25:14-30)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 달란트를 가지고 삶의 부피를 최대로 만들기 위해서 나 자신(장)의 올바른 성장과 이웃(광)을 향한 사랑과 위로 하나님(고)을 나의 주인으로 모시는 균형 잡힌 삶, 완전한 생활의 삼차원을 그려봅니다.


2012/09/22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