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ON]알게 뭐야?
[VISION]알게 뭐야?
  • 관리자
  • 승인 2013.04.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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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원장
G샘통합암병원


곧게 뻗은 길 위로 모양이 똑같게 생긴 두 대의 자동차가 달리고 있었다. 색깔도 똑같고 운전사의 모습도 똑같았는데 앞차는 밀가루를 실었고 뒤의 차는 시멘트를 실은 차였다. 좁은 길에서 앞차의 기사가 소변을 보려고 차를 세웠기 때문에 뒤의 차도 덩달아 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두 운전사는 소변을 본 뒤 그만 차를 바꿔 타고 말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앞에 차가 없었는데?”금방 눈앞에 있던 차가 잠깐 사이에 어디로 사라졌지?” 그들은 이내 차를 바꿔 탄 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두 운전사는 똑같은 말을 중얼거리고 자기 할 일(운전)만을 할 뿐이었다.
“에라! 알게 뭐야! 내껀가?”
이윽고 갈림길에 이르렀다. 한 대는 아이들이 많은 늙은 부자가 집을 짓는 공사장으로 갔다. 일꾼들이 보니 지금껏 보던 시멘트와는 좀 달리 하얗고 보들보들한 시멘트가 와 있었다. “이거 정말 시멘트요?”,“그렇소!”운전사는 퉁명스레 대답하고 차를 몰고 가버렸다. 일꾼들도“에라!알게 뭐야! 내집인가!”하고는 밀가루 반죽으로 집을 지었다. 밀가루 집에 불을 때자 과자 익는 냄새가 집안에 진동을 했다. 아이들은 키가 작았으므로 모두 기둥뿌리부터 비스킷 먹듯 사각 사각 갉아먹기 시작했다.

시멘트를 실은 차는 과자 가게로 가게 되었다. 시퍼런 밀가루를 받은 일꾼은 “아니, 이거 시멘트 아냐? 운전사에게 물어보자.” 그러나 운전사는 이미 가고 없었다. “에라! 알게 뭐야! 내가 먹는 건가!”
어느 날 두 번의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집이 무너져 그 밑에 깔린 불쌍한 아이들의 허리 부러지는 소리와 과자가게 손님들의 이빨 부러지는 소리가 한꺼번에 들렸던 것이다.

운전사들은 그 후에도 열심히 일해 돈을 많이 벌어 달나라에 땅을 무지무지하게 샀고, 그래서 나라 땅을 넓힌 공로로 훈장까지 받았다더라.
좀 길게 인용한 이 이야기는 우리의 현실을 풍자한 이영호씨의 동화 “알게 뭐야!”의 내용이다. 오래 전 동화인데 오늘날의 현실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것 같다.

커피점, 빵집 할 것 없이 골목 상권 싹쓸이하더니 퀵 서비스까지 장악한 대기업……. 상생하려는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사실 10여 년 전만 해도 20/80 사회라는 말로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비난했었다. 20퍼센트 사람들만 잘 살고 중산층이 없어져 80퍼센트는 못사는 사회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불과 얼마 만에 10/90 라고 하더니 이제는 1/99 이라고 한다. 탐욕은 그 한계 가 보이지않고 생계유지형 구멍가게의 몰락, 청년 실업과 같은 인위적인 재앙들을 몰고 온다. 이가 부러지고 허리가 부러지는 사람은 누구일까?
정치가들은 당선을 위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표방하다가 당선되고 나면 공약했던 것들을 지키려는 시늉도 하지않는 경우가 있다. 북한의 도발로 인한 여러 이해관계 속에 각자의 잇속만 챙기려는 집단도 나타난다. 사회 곳곳에 상생을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생겨나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무고한 피해자들이 속출한다.

이가 부러지고 허리가 부러지는 사람은 누구일까?
인도에서 자라 미국에서 기독교 변증의 리더가 된 자카라야(Ravi Zacharias)는 다원주의 힌두교 사회를 빠져나와 절대가치를 동경하여 미국에 왔으나 막상 그가 미국에서 만난 것은 힌두교적 포스트모던의 다원주의였다고 의아해 한다. 영원(절대)에 대한 차원의 상실은 도덕 상실로 이어지고 도덕 상실은 책임감의 상실로 이어져 결국 남을 배려하는 상생의 원리인 사랑의 차원이 미국 사회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절대를 상실한 그 자리는 반드시 이 세상의 신이 차지하게 되어있다. 그 신이 맘몬(Mammon)이 되어버린 시대를 살면서 탐욕의 노예가 되어 우리 후손들에게 그런 사회를 물려주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누구의 이가, 허리가 부러지든 말든 나만 살겠다고 하면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는데 말이다.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디모데후서 3장 1절)
“악한 사람들과 속이는 자들은 더욱 악하여져서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하나니 그러나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너는 내게 누구에게서 배운 것을 알며….”(디모데후서 3장 13-14절)
말씀을 기억하고 상생의 길로 돌아서자.


2013/04/27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