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바퀴에 사랑을 실어 이웃에게 전하는 사람들"
[인터뷰]“바퀴에 사랑을 실어 이웃에게 전하는 사람들"
  • 관리자
  • 승인 2013.08.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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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하는 기업, 복지하는 사람
“바퀴에 사랑을 실어 이웃에게 전하는 사람들”
안양시학원버스연합회



1995년 5월 1일 안양시학원버스연합회가 창립되어 5명이 집행부업무를 시작했다. 학원생들의 수송 업무가 본업인 이들은 한 학원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학원에서 시간에 맞게 차량을 운행한다. 하지만 이들 연합회가 하는 본 업무 못지않게 보람을 갖게 하는 또 다른 일이 있다고 하여 안양시 호계동 덕현초등학교 뒤 주택가 지하에 있는 연합회 사무실을 찾아가 그들을 만났다.

기자가 그곳을 방문한 날은 지난 7월 9일 연합회의 정기월례회가 있는 날이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40여 명 정도 되는 회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식사를 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일정과 전달사항을 나누고 있었다.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자투리 시간에 봉사활동

2002년 안양시 1365자원봉사 발대식에서 초대자원봉사단체로 발족한 연합회는 주로 금요일 오전이나 주말과 휴일 오전에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견학이나 체험 봉사자들을 위해 차량봉사를 하는 날은 하루 종일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안양시관악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제공하는 밑반찬을 안양 전 지역에 걸쳐 거주하는 장애인가정에 배달하는 일을 비롯하여 보육원 아이들의 등교를 돕고, 노인병원 통원치료를 위한 이동수송,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요리강습과 언어 교육을 위한 차량지원 등 봉사해야할 자리가 있으면 마다않고 달려간다. 급하게 환자를 병원으로 모셔야 할 상황에는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여 서로 서로 협조도 한다. 본업을 겸해 남는 시간에 하는 봉사활동이라 일이 겹쳐질 때는 번번이 식사를 놓치기도 한다. 일의 특성상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휴가나 명절 때도 남들처럼 쉴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고 하니 그들 모두가 정말 존경스러웠다.

법적인 울타리가 없어 본업이 안정되는 것이 가장 절실

연합회의 봉사단은 시의 자원봉사센터처럼 관으로부터 자원봉사 활동비를 지원받지 못한다. 회원들이 내는 월회비 2만원을 가지고 사무실을 유지하는데 전부 사용하며 유류비나 식비도 전적으로 자부담이다.
서상호 단장(49)은 “봉사활동단체로 등록은 되어있지만 순수 민간단체라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다행히 모든 회원들이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적극적으로 잘 참여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본업인 학원버스 운송업도 마찬가지로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서상호 단장은 “저희들에게는 본업이 안정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예요. 실제로 학원차는 택시, 화물차, 버스 등 대중교통에 적용되는 운수교통법에서 제외되어 제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요. 따라서 학원버스와 관련해서도 제도화하여 떳떳하게 일하고 기쁨으로 자원 봉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전직에서 모여든 사람들 봉사활동으로 한마음 되어

경찰, 공무원, 교사, 민간단체기관장, 국·공립사업자, 무역업자 등 다양한 전직이 있는 사람들이 연합회의 구성원이다. 또 업종을 전환하는 사례가 많아 유동성도 비교적 많은 곳이다.

운전학원 강사로 10년을 일하다가 정년퇴임하고 몇 달 전에 연합회에 가입한 최의용 회원(65)은 “연합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에 나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서 결속력이 두텁다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연령의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감동적이기까지 하더라고요.

10년째 연합회에 소속되어 있는 연정흠 회원(72)은“연합회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봉사활동도 하고 행사 때마다 회원들과 함께 협력해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보람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우체국장까지 역임한 이력이 있었으며 힘이 닿는 데까지는 일도 봉사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말에 열정이 느껴졌다.
연합회는 앞으로 QR코드 스티커 부착 등으로 교통편이 용이하지 않은 여학생들의 안심귀가를 도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연합회 사무실 한쪽 벽에는‘형통(亨通)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들로서 모든 일이 잘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겼을 것이다. 또한 연합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동참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안양시학원버스연합회 회원 모두의 마음까지도.


글. 오인옥 기자
2013/08/03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