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람이 미래이듯, 미래의 근본은 바로 우리 아이들
[오피니언]사람이 미래이듯, 미래의 근본은 바로 우리 아이들
  • 관리자
  • 승인 2014.05.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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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행 관장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


연달아 우리 마음을 아프게 했던 소식들. 울산과 칠곡 두 지역에서 계모에 의해 의붓딸이 맞아 숨진 사건. PC방 게임에 빠져 생후 28개월된 자식을 질식사시킨 22살의 아버지. 가출한 딸을 목검으로 사정없이 때려 숨지게 한 아버지.
이러한 소식들을 뉴스에서 접할 때마다 단순한 분노이상의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은 이러한 사건의 피해자가 바로 우리 어른들에 의해 보호받고 우리 사회가 지켜줘야 할 약자인 우리 아이들이란 점이다. 더군다나 우리 국민들을 두 번 분노케하는 것은 바로 학대 가해자에게 내리는 처벌수위는 고작 상해치사죄인 현실이다.

다른나라는 제외하고 미국만 보더라도 아동학대범죄는 1급 살인죄를 적용할 정도로 아주 무겁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올해 9월부터 아동학대범죄 특례법이 시행되긴 하지만 이러한 학대범죄를 얼마만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필자가 있는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로 작년 한 해동안 322명의 아동이 긴급 의뢰되어 보호받고, 원가정으로 복귀되거나 보육시설(그룹홈 포함)로 전원 되어졌다. 입소 아동 중 학대로 입소되어지는 아동은 정확히 절반에 이른다. 과거 생활고로 인해 어쩔수 없이 의뢰되던 입소형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최근 아동학대로 입소하는 아동수가 가파르게 늘면서 몇 년 전부터 자리바꿈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경기 남부권역에서 신고 또는 발견된 아동들이 과연 322명뿐일까?
*최근 아동학대의 약 30%는 신체학대가 차지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외부로 노출되지 않아 신고가 어려운 정서학대는 40%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출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2년 통계 )
또한, 의붓부모에 의한 학대보다 친부모에 의한 학대(약 80%)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도 우리가 잘못 인식하기 쉬운 것 중에 하나이다. 학대부모의 어릴 적 학대경험자는 전년보다 3배로 늘어났다는 통계를 보더라도, 이미 우리 사회에 학대의 대물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심각한 사실이다.
학대받는 아동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그 아픈 기억들이 치유되지 않고 본인의 행복 추구권이 조기에 침해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랑받지 못하고 그러한 아픔을 통해 본인 역시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동을 마땅히 보호해야할 책임이 있는 어른들의 의무를 저버린 행동들을 얼마동안이나 지속해서 뉴스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접해야 하는 것일까? 인격체로서 누려야할 권리를 침해당한 아이들의 삶은 어떻게 책임지고 어떤 방법으로 제자리에 돌려놓을 수 있단 말인가.

법적으로 사후 처벌을 강화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학대의 대물림을 방지할 수 있는 예방적 조치들이 우선되어져야 할 이유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민간단체에서도 이러한 학대발생에 따른 1차적인 조치 외에는 예방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들을 수행할 인력이나 예산 등의 제반적 여건 등이 충분히 갖춰져 있질 못하다. 따라서 사전예방대책이 범정부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고 폭력의 대물림 방지를 위한 가족정책과 조기 아동학대예방교육이 강화되고 아동보호의 인프라가 대대적으로 구축되어져야 할 것이다.

아이가 행복하지 못하고 많은 아이들이 고통 받는 나라는 그 나라의 미래 또한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제발 이러한 평범한 진리가 맘속에 아리듯이 와닿지 않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2014/05/17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