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수를 도와주세요…”
"우리 현수를 도와주세요…”
  • 관리자
  • 승인 2014.05.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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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모세포 기증 혈액암 환자를 살리는 생명줄 입니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을 앓고 있는 15살 현수(가명)의 어머니(44세, 경기 군포시)가 도움을 요청해 왔다. 현수는 2년 전 감기기운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해 병세가 호전 되었지만 몇 달 후 재발되어 최후의 수단인 조혈모세포 이식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현수는 국내 조혈모세포 기증자 중 일부 유전자가 일치하는 세 명을 찾았지만 실제 기증의사를 물었을 때 모두가 거부했다. 지난 4월 23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의 조혈모세포이식센터에서 소아백혈병 환자들의 병동을 찾아 현수 어머니를 비롯해 여러 명의 환자가족을 만나 조혈모세포 기증이 절실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성분헌혈방식으로 쉽게 말초혈 기증에 참여할 수 있다

백혈병이나 혈액암 환자들은 항암제나 방사선 등으로 자신의 병든 조혈모세포를 모두 소멸시킨 다음 타인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공급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와 기증자의 조직적합성항원(HLA)형이 일치해야하며 부모와는 5% 이내, 형제자매 간에는 25%, 타인과는 수만 명 중 한 명 정도에 불과하다.
조혈모세포는 흔히 알고 있는 골수 기증 이외에도 말초혈 기증과 제대혈 기증이 있다. 기존에 알려져 있는 골수 기증은 전신마취 후 골반(엉덩이)뼈에서 골수를 채취하지만 말초혈 기증은 입원 3일 전 과립구집락촉진인자를 주사한 후 *성분헌혈식 방법으로 기증을 하는 것이다. 골수기증의 경우는 전신마취를 해야 하지만 말초혈 기증은 그럴 필요가 없다. 두 가지 방법 모두 3~4일간 입원하여야 하며 채취시간은 약 3~4시간이 필요하다. 대한적십자사의 혈액수혈연구원은 전화인터뷰를 통해 전신마취 후 엉덩이뼈에서 골수를 채취하면 조혈모세포의 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말초혈을 통해 조혈모세포를 쉽게 채취할 수 있는 방법이 알려지면서 2006년경부터는 크게 보편화되었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 기증과정을 살펴보면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 등록 신청서를 작성한 후 HLA형 검사를 위해 약 3㎖의 혈액을 채취한 후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기증희망자로 등록하게 된다. 언제든지 HLA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면 상담을 거쳐 최종 기증의사를 확인하게 된다. 또 탯줄과 태반에 존재하는 혈액인 제대혈에서도 조혈모세포를 채취할 수 있지만 이는 혈액양이 적은 것이 단점이다.

*성분헌혈이란?
헌혈은 적혈구, 혈소판, 백혈구 및 혈장으로 구성된 혈액성분의 전체를 헌혈하는 것이지만 성분헌혈은 혈액성분채집기라는 첨단장비를 이용하여 혈소판, 혈장 또는 백혈구 성분만을 선택적으로 채혈하는 것을 말한다. 나머지 혈액 성분은 다시 헌혈자에게 되돌려 주므로 헌혈 시간이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며 혈소판 헌혈은 72시간만 지나도 다시 혈소판 헌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다.

최종기증의사 동의율 선진국 70~80%지만 국내 50% 대로 낮아

기증희망자들은 보건복지부가 책정한 골수기증희망자 검사지원비로 1차 검사를 받고 공여자(환자가족)의 비용으로 2차 검사와 최종 기증단계를 거치게 된다.
A군(5세)의 어머니는“이식받은 우리아이는 재발되어 재이식을 기다리던 중 조직검사가 맞는 7명을 찾았어요. 하지만 모두가 거부의사를 밝혔어요. 2차 검사 후 8가지 조직 검사가 모두 일치해야만 이식여부를 알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2차 검사조차 못한 채 포기해야했어요”
5세 때 발병한 B군(7세)의 경우도 15명의 HLA형 일치자를 찾았지만 4명만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B군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이식방까지 잡아놓은 상태에서도 거부하는 사람이 생겨 환자 가족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인식부터 바꿔야…드라마 등 방송매체가 보여주는 골수기증, 현실과 달라

현수 부모님은“기증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전혀 없으며 직장인에게는 유급휴가처리를 할 수 있는 혜택도 있고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게 되면 기증자들은 건강상태도 체크할 수 있는데도 드라마나 방송매체에서 보여주는 골수이식 장면은 매우 두려운 것으로 강한 인식을 심어 주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A군의 어머니도 이렇게 덧붙였다.“아이가 발병한 후 저도 조혈모세포를 기증해 놓은 상태지만 신분증에 붙이는 스티커 한 장 주더라고요. 어떤 기관에서는 감사패를 주기도 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생기더라고요.” 환자 가족들은 기증동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혈모세포이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 줄뿐 아니라 기증자들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것, 즉 군인과 대학생들에게 취업가산점을 주는 것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예산 늘리고, 사전·사후관리비 제대로 운영해 예산낭비 막아야

올해 골수기증희망자 검사지원비로 보건복지부가 책정한 예산은 43억 4,600만 원이며 사전·사후관리비는 15억 8,600만 원이다. 특히 골수기증희망자들을 모집하기 위한 홍보비 및 인건비로 지출되는 사전관리비로는 1인당 1만 4천 원, 조직적합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증자들을 꾸준히 관리하는 사후관리비로는 1인당 6천 원이다.
제보를 해온 현수의 부모님은“기증을 약속했기에 검사비를 지원했건만 최종 기증에 동의하지 않은 것은 결국 예산낭비가 아닐까요? 예산을 늘려 더 많은 사람들이 헌혈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고 검사 사전에 정확한 인지와 홍보를 거쳐 약속을 번복하는 일을 막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강조했다.
5월 중순 제대혈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C군(9세, 남)의 어머니는 헌혈차를 불러놓고 단체로 기증을 하려고 했지만 예산을 이미 다 사용했다는 이유로 그냥 돌아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절실한 마음으로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환자가족들의 어려움을 대신해 현수어머니가 글을 올렸다. 이에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장기기증지원과에서는 이렇게 답변했다.“…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 분들이 사회적으로 자긍심을 가지실 수 있도록 보다 실효성 높은 프로그램을 고민하여 적극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았으나 기증을 거부하는 확률이 많다는 사실을 저희 또한 인지하고 있는 바, 기증 거부율을 낮출 수 있도록 방송매체, 관련기관 및 기업의 캠페인 등을 통해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조직접합자가 있다는 것은 환자가족들에게는 크나큰 희망이다. 그러나 순수기증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변심, 가족과 주변의 반대 등으로 거부를 해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에 기증자들의 거부의사는 환자가족들에게 크나큰 절망이 아닐 수 없다. 한 사람의 순수한 기증이 또 누군가에게는 생명줄이 되는 것이다.


현수를 진료하고 계신 정낙균 교수님과의 일문일답

Q. 소아백혈병의 발병원인은 무엇입니까?
A. 발병인자는 우리 몸속에서 끊임없이 생기는데 대개는 없어지지만 그 가운데 살아나서 증식하는 것이 암입니다. 백혈병은 개개인에 따라 발병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그 원인을 무엇이라 정의 하기는 어렵습니다.

Q. 백혈병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중 조혈모세포이식은 얼마나 중요합니까?
A. 현수의 경우처럼 조혈모세포이식으로만 완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식 과정에서도 어떤 세포들은 쫓겨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많은 세포를 이식할수록 유리합니다. 제대혈의 경우는 세포 숫자가 작아 성공률이 낮습니다.

Q. 현수의 경우 기증자가 기증거부를 했습니다. 기증거부율을 줄이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 직장의 문화에 따라 기증자들에 대한 여러 가지 예우가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순수한 동기에서 기증자를 찾지 않고 당장에 작은 혜택을 주면 오히려 마지막에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더라도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과 그것밖에 희망이 없는 환자들에게 반드시 줄 수 있는 마음가지고 기증 동의서를 작성하는 것 등도 필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인옥 기자


<조혈모세포 모집기관>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www.chscb.com 02-532-6517
대한적십자사 www.bloodinfo.net 080-722-7575
생명나눔실천본부 www.lisa.or.kr 02-734-8050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www.kmdp.or.kr 02-737-5533
한마음한몸운동본부 www.obos.or.kr 02-727-2268



조혈모 세포 기증이 희망의 씨앗입니다
권소영
대한적십자사 혈액수혈연구원 원장

우리나라에서의 비혈연 조혈모세포(골수)기증사업은 1994년 4월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가 대한적십자사에 사업을 위탁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초기의 국고지원 예산에 의한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 모집 수는 연간 3,000여 명에 불과하였으나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제고되면서 2001년부터 등록자 수가 증가하였고 현재는 연간 18,000명을 등록목표로 하여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의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 모집은 전국 15개 혈액원과 135개의 헌혈의집을 중심으로 900여 명의 의료인력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의 기증동의율은 약 55%로 선진국에서의 기증동의율 70~80%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다회헌혈자를 중심으로 1:1 개별 상담을 통해 기증희망자를 모집하여 기증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 기증동의율이 가장 높은 등록기관으로서 모범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 및 이식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증희망자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2015년까지 기증희망자를 30만 명 등록하여 이식대기자와의 조직적합성항원(HLA) 일치율을 80~90%까지 높일 계획입니다.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 수를 확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등록된 기증희망자가 실제 기증에 대한 요청을 받았을 때 기증의사를 번복하지 않도록 이들에 대한 사후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모집된 기증희망자들은 다회헌혈자로 이미 헌혈이라는 생명 나눔의 실천운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조혈모세포 기증 요청을 받는 경우 보다 쉽게 동참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은 혈소판을 자주 수혈 받게 되는데, 이러한 환자의 약 50%에서는 HLA 항체가 생성되어 혈소판을 수혈해도 혈소판 수치가 증가하지 않으며 이와 같은 상태를 혈소판수혈불응증(platelet refractoriness)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환자에서 혈소판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HLA 적합 혈소판을 수혈해야 합니다. 현재 대한적십자사에서는 HLA 적합 혈소판을 공급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HLA 검사를 위한 재원이 지속적으로 확보되어야 합니다.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들은 이미 HLA 항원이 확인된 상태이므로 이들의 정보를 활용하여 혈소판수혈불응증이 발생한 환자들에게 HLA 적합 혈소판을 수혈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에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됩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자들이 HLA 적합 혈소판 헌혈에 참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조혈모세포 기증동의율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26만여 명의 조혈모세포 기증희망자가 등록되었으며 이중 4,500여 명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참여하셨습니다. 아직도‘희망의 씨앗’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위해 등록기관, 이식조정기관, 이식센터,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 등 모든 유관기관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여 더 많은 희망 나눔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2014/05/17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