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풀어야 할 대한민국의 과제, 안전을 이야기하다(3)
꼭 풀어야 할 대한민국의 과제, 안전을 이야기하다(3)
  • 관리자
  • 승인 2014.08.0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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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복지뉴스는 사회에 만연된 안전 불감증, 무엇이 문제이며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종교인, 일반인, 해외동포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연재한다.



안전, 몸에 배고 습관이 되어야 변한다

안세영
미국 산호세 거주


해외로 이민 온지 얼마 안 되어 접하는 고국의 소식 중에 참사 소식이 참 많습니다. 무엇이 어찌 잘못되어 그렇게 수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했나 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이곳의 교포들도 함께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살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안전에 관한 의식이 미국에서 생활하며 제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사는 미국 산호세(실리콘밸리)는 캘리포니아 지진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에 맞게 학생들은 학교에서 재난 대비 훈련을 합니다. 1년에 두 번씩 훈련을 받는데 지진 대비훈련만이 아닌 총기사고 대비훈련, 화재 대비훈련 등을 받습니다.
소방서에서 구조 전문가가 나와서 연출한 상황에 맞게 훈련을 받고 서로 토론을 하는데 전체학생이 실제처럼 시행한다고 합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던 아이들에게 한국에서는 어떻게 훈련을 받았는지 물었더니 학생회장이 앞에 나가서 시범을 보일뿐 뒤에 앉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집중하지 않고 장난을 친다고 합니다.

재난 대비를 학생에게 주입시켜 가르치는 이유는 위기가 찾아왔을 때 전문가의 말을 따라야 하지만 여의치 않을 땐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위기 상황은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기 때문에 몸에 익숙해지도록 대비를 철저히 하게 합니다.
이 곳 학교에는 한 학생당 하나씩의 비상용품백이 있는데 최소 5일 동안의 먹을 물과 비상식량, 담요, 비상약과 가족사진을 담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가족사진입니다. 사진을 보면서 위기상황을 극복해내며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심어주기 때문이랍니다.
선생님에게도 비상용품백이 있는데 거기에는 비상용품 외에도 학생들 집주소, 전화번호, 부모님이름, 학생이름이 적힌 연락망을 코팅 처리해서 구멍을 뚫어 펜을 달아 놓았습니다.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라도 학생의 부모가 학생을 데리러 오면 해당 학부모 여부를 확인하고 펜으로 지워나가며 인계를 합니다. 학생을 모르는 사람에게 인계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된 제가 바로 피부로 느낀 것은 의식 변화의 필요성입니다. 한국에서 20년 넘게 운전하면서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었기에 안전 운전자라고 나름 생각합니다만 이곳은 더 안전한 운전을 하게끔 유도합니다. 바쁘고 거칠게 운전하는 운전자를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차간 거리를 넉넉히 유지하고 있어도 재촉하지 않고 끼어들기 신호에 양보도 잘 해줍니다. 그렇게 대접을 받다보니 저도 예전보다 더 천천히 안전하고 여유 있게 운전하게 됩니다. 한국도 승용차 전좌석 안전띠를 의무화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가까운 데에 가는 건데 뭐’하며 잘 안 지켰던 저도 여기에 와서는 이웃들의 준법행동에 바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변했습니다. 자전거를 탈 때에는 항상 헬멧을 써야하고 13세 미만의 어린이는 절대 혼자 자전거를 탈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살 때에는 아파트 현관밖에 자전거를 묶어놓고 아이 혼자 끌고 나가서 타고 놀다 오곤 했기에 그 규칙이 놀라웠지만 인명에 대해, 안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안전에 관한 한 이곳에서는 적당주의가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받은 안전교육에 엄격한 안전 의식이 몸에 배어 있고 그 어린이가 성인이 되어서 대를 이어가며 지켜가기 때문입니다. 엄격한 기준과 규칙에 따르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한국에서는 기준과 규칙에 어긋나더라도 생활에 자연스럽게 배어 행해지는 것을 관행이라 부릅니다. 그 관행이라는 이유로 지켜지지 않았던 모든 것들을 이제라도 바로 잡아 더 이상의 무고한 인명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생활에서의 안전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귀찮더라도 실천을 반복 하다보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될 것입니다.

안전을 중요시하는 부모의 모습은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될 것입니다.



2014/08/09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