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위탁 이야기>가정의 소중함
<가정 위탁 이야기>가정의 소중함
  • 관리자
  • 승인 2006.07.2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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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이효진(가명) 대전가정위탁지원센터/ 친가정 복귀 청소년



저는 21살에 쫛 쫛 사회복지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효진입니다. 벌써 대학교 2학년이라고 생각하니 시간이 참 빠른 것 같네요.

겉으로 보기엔 다른 학생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동안 제가 자라온 환경은 일반가정과는 다른 위탁가정이라는 곳에서 자랐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의 불화와 어머니의 사채 빚으로 인해서 한 군데 오래 있지 못하고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대전이었습니다.

친구, 친척 아무도 없는, 또 다른 대전이라는 곳에 와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저의 마음은 혼란을 넘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 상태가 되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사채 빚으로 인해서 교도소에 가게 된 이후 14살의 나이에 정말 혼자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중 위탁가정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위탁부모님들과 그 자녀들 또한 그랬겠지만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늘 혼자 지내왔던 내 자신이 새로운 위탁부모님과 자녀들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은 정말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이제서야, 그 때 나보다 위탁부모님들이 이런 나를 보면서 얼마나 더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 위탁가정에 적응을 하게 되었고, 정말 위탁부모님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나에게 힘이 되었고 가족과 형제가 생겼다는 생각이 나에게 자존감을 형성하게 했습니다.

늘 소심하고 무기력했던 나였지만 가정, 가족이 생긴 뒤로 ‘난 할 수 있다!’라는 생각과 당당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는 내가 위탁아동이고, 위탁가정에 있다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를 것 없이 나를 언제나 지켜봐주는 위탁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늘 위탁부모님을 보면서 ‘나도 나처럼 어렵고 힘든 아이들을 도와 줄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생각으로 사회복지사가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비록 생활사정에 의해서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지만, 학교생활을 하면서 학급 임원을 맡고, 학생회 활동을 하였으며 공부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해서 그동안 꿈에 그리던 사회복지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늘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중학교는 졸업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나에게 위탁가정이라는 곳은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 자신을 알게 해주었으며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안식처가 돼 주었습니다.

가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부모의 역할이 아이들에게 있어서 얼마나 큰 것인지 대학생이 되어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면서 위탁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더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수 많은 가정의 불화와 해체로 인해 아동들이 버려지고 시설에 맡겨지고 있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가정과 부모의 역할이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사회복지 이론 뿐 아니라 제가 자라왔던 환경 속에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의 이 글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 있는 아동들과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나마 큰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보건복지부위탁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제공> (2006.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