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아들의 부탁을
[발행인 칼럼] 아들의 부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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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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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진
시인
사단법인 성민원 이사장
군포제일교회 담임목사

아빠 한번만 저를 도와주세요”
아들의 마음을 알고도 남는 아버지,
도울 능력 있다고 믿어 주니 행복하다

육신의 아버지도
아들 부탁 거절하지 않는데
하물며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는…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

아들의 소원을 위해
늙은 아버지는
오늘도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다.


막내아들의 군 복무 시절, 쪽지가 하나 왔습니다. 영어로 “Help me, Father” (아버지, 나 좀 도와주세요.) 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 후 저는 아들이 있는 부대에 속한 교회에서 수요 예배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초코파이와 콜라를 사서 장병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아들은 평소처럼 교회에 나왔다가 강단에서 설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며 감격했습니다. 많은 군인들 속에 앉아 있었지만 놀란 아들의 모습이 제게는 단번에 보였습니다. 별다른 능력이 없는 아버지지만 자신을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한 아들의 한마디에 전 행복했습니다.

아버지의 실력을 알고, 아버지의 능력을 알고, 아버지가 날 사랑하는 줄 알고 구하는 모습, 하나님 앞의 우리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꾸 하나님께 기도하고 구하고 부탁하는 것이 자녀 된 성도로서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이겠구나, 깨달았습니다.

직접 도와줄 수는 없었지만, 힘들 때 가서 얼굴을 보고 기도해주고 온 것이 그에게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 에너지가 되었음을 시간이 지난 뒤에 들었습니다.

제 아들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권태진 저, <<시작하다>> (성빛, 2016) 중에서


2016/7/15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