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들려온 소리]사회복지사 자격증은 누구나 가질수있지만...
[현장에서 들려온 소리]사회복지사 자격증은 누구나 가질수있지만...
  • 관리자
  • 승인 2005.08.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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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자격증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사회복지사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요즘 사회복지계의 최대 이슈는 바로 사회복지사 자격증의 과잉 발급이다. 정규대학교를 졸업하지 않고도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마음만 먹으면 얻을 수 있다.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일까? 이제는 사기성 짖은 스팸광고 메일 안에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테이프만 들으면 획득할 수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해 볼 만 하다. 열심히 일하는 것에 비해 대우도 시원치 않을 뿐더러, 분명 사회복지사들은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자선 이라는 공식 아래 그냥 좋은 일 하는 사람으로 통하고 있어, 뭘 해도 그저 천사에 비유되는 것이 최대의 칭찬일 뿐 그 이상은 없다.

정책당국 역시 사회복지사들의 중요성에 대해 별로인 듯 싶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의 남발은 그야말로 불난 집에 기름 뿌리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내고 만다.

분명 이 부분은 사회복지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 그리고 사회복지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며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남발되는 것 보다 사회복지사가 어떻게 전문성을 갖출 것인가 하는 것이 큰 과제인 것이다.

전국의 사회복지사는 10만, 전국 대학 300 여개 중에 270여개에 사회복지학과가 있으니 한 학과에 40명을 기준으로 볼 때 한 해 1만 여명, 여기에 양성과정까지 더하면 약 1만 2천 여 명의 사회복지사가 나온다. 이는 굉장히 큰 숫자다.

사회복지 관련 일자리는 고작해야 한 해에 1000개 정도 나는데, 배출되는 사람은 그 12배이니 이는 곧 실업자를 대량으로 양산해 내는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널려있는 돌중에도 옥석은 있는 법. 사회복지계에서의 옥석은 사회복지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 이론적 지식, 사회복지사를 할 수 있는 인격 등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국 10만이 넘는 사회복지사 중에 이를 충족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 유명한 파레토의 법칙에 의하면 약 20% 정도가 해당 되고, 이 20%의 사람들이 사회복지를 유지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2만명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당신은 2만 명 안에 드는가? 나도 잘 모르겠다. 2만 명 안에 드는 지 안 드는 지. 숫자는 숫자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숫자는 그저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청년실업 50만이 육박하는 이 시대에 그저 우리가 늘어나는 숫자에만 신경 쓰고, 우리의 일할 자리, 질적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대안 없는 걱정 속에서 현실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사회복지사의 숫자를 잊어야 한다. 우리는 진정한 사회복지사로서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누가 와도 뒤지지 않을 그런 사회복지사로서 말이다.

그것이 사회복지사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전쟁에서 싸움을 이끄는 장군은 수백 수천에 이른다. 넓게는 세계속의 수많은 전쟁 속에서, 좁게는 우리나라의 6.25 전쟁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장군은 과연 몇 명이던가? 수많은 장군들 속에서 이름을 거는 장군은 분명 특출나다.

그들이 그 수많은 동료 장군의 수를 보고, “내가 이 전쟁에서 이겨봤자 이름이나 알려지기라도 할까?” “난 이 전쟁에서 그리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그저 난 장군이다”라고 생각했다면, 그들 역시 수많은 무명의 장군들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사회복지사들 속에서 이름을 알리는 사람은 분명 특출나다. 그들이 수많은 동료 사회복지사를 보고 “내가 열심히 뛰어봤자 이름이나 알려지기라도 할까?

난 이 수많은 사회복지사들의 양성으로 인해 전문성이 훼손된다”라고 말한다면 그 역시 그 수많은 사회복지사들 중 하나일 뿐이다. 수가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의 모습을 찾는 그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사회복지사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이건 인위적으로 이렇게 외치는 것이 아니라 불변의 진리이다.

현장에서 뛰어 본 사회복지사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는 결코 자선에서만,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시혜의 수준으로 머물 수 없기에….


글_군포매화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과 이경국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