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숲은 보고 나무는 보지 못할 건가?
<특별기고>숲은 보고 나무는 보지 못할 건가?
  • 관리자
  • 승인 2006.01.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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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군포시매화종합사회복지관 가족복지팀장 이경국


2006년 새해가 밝았다. 이제는 닭이 새벽에 울음을 우는 것이 아니라 견공(犬公)이 새벽에 짖는 병술년이다.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각자의 포부와 계획을 밝힌다. 사람들이 각자의 포부와 계획을 밝힐 수 있는 것은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과 동시에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회복지계도 세상이 돌아가는 것과 같이 똑같은 2006년 새해를 맞이했다. 그런데 참 시끄럽다.

벌써 3년째 되풀이되고 있지만 1급 자격증 시험의 규정에 관한 혼선으로 그 불만이 관련협회 게시판에 가득하다. 불만은 불만으로 끝나야 하건만 이제는 도를 넘어서 완전히 누워서 침 뱉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협회는 협회대로 “이러다 말겠지” 하는 식이고, 불만 있는 사람은 자기들만의 비형식적인 방식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종이다. 금딱지도 아니고 그냥 종이다. 그곳에 보건복지부장관 명의가 들어가 있고, 빨간 인주로‘보건복지부장관 인’ 이라고 장관 인이 찍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내용도 딱 세 줄이다.‘위 사람은 사회복지사업법 제 11조에 의하여 사회복지사 자격이 있음을 인정합니다.’그것이 전부다. 사람들이 이 흔하디 흔한 종이로 작성된 복지사 자격증을 그리도 간절히 원하는 데는, 그 안에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를 하고 싶은 희망 “난 사회복지사를 하고 싶으니까 이 자격증이 필요하다.”라는…. 이건 어디까지나 숲이다.

하지만 나무는 다르다. 자격증을 땄다고 해도, 그게 사이버대든, 연수원이든, 아님 돈을 주고 샀든 그렇게 땄다고 해도 사회복지사 자격을 가진 그 사람이 사회복지에 애착을 가지지 않고, 고유의 skill을 발휘하지 않으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에 금테를 두른다 해도 그것은 하나의 종이일 뿐이다.

사회복지의 대상은 누구인가? 인간 전체다. 그것은 곧 사회 전체라는 말이 된다.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고 더 나은 복지를 지향하면서 아직도 복지를 자선정도로 여기는 80%의 사람들을 설득시켜야 할 책임이 복지사들에게 있다. 이제 이 지루한 싸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회복지사 협회에 새로운 회장이 선출된 지 꽤 시간이 지났다. 그 때 내세운 20여가지의 공약을 보면서 공약은 공약일 뿐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누구라도 그 자리에 올라가면 그처럼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는 이유는 그건 협회장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06년 사회복지계는 외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는 아직도 정체되어 있다. 안으로부터의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이 어리석고 지리한 싸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한 5월쯤 가면 관련협회 게시판은 평온해 질 것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진정 사회복지의 문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른다는 것일까? 아니면 도려내기엔 너무 큰 문제가 있어 건드리지도 못하는건가?

감히 말한다. 우리는 숲을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안의 나무는 보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사는 자격증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닌 사회복지사의 자질로 판단되는 것이며, 우리가 중시할 것은 우리가 과연 사회복지사로서 제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 반성이 나무를 보는 첫 시도일 것이다.


(2006.1.31.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