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남 도우려다 내 목숨 건진 응급구조교육
<기고>남 도우려다 내 목숨 건진 응급구조교육
  • 관리자
  • 승인 2006.12.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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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심장마비가 얼마나 짜릿한 경험인지 아시나요? 놀이동산에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 몇 배 더 짜릿하답니다.”

지난달 13일 심장마비로 구급차 타고 응급실로 실려 갔다가 심장혈관에 스텐그물망(스텐트)를 박아 넣고 퇴원했다. 세상이 달라 보인다.

이른 아침 취재를 마치고 차에 오르는데 가슴 한복판을 도끼로 쪼개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갑자기 온 몸에 식은 땀이 흘렀다. 순간 ‘심장마비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전화로 119에 전화해서 ‘심장마비 같은데 가까운 병원응급실로 데려다 달라’고 말했다. 기다리는 동안 “하나님!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위해 제가 할 일이 더 남았거든 살려주시고, 아니면 이쯤에서 데려가시지요. 그동안 충분히 당신의 은혜 속에 살았습니다.”라고 기도했다.

약 3분쯤 후에 저 멀리서 구급차가 오는 것을 바라보다가 정신을 잃었다.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던 심장전문의가 응급조치를 제대로 해주었기에 살 수 있었다.

수술받기 전 1시간 40여분 동안 심장 절반이 멈춰 있었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40%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목숨을 잃는다.

돌아보니 고등학생때 YMCA에서 응급구조교육을 받은 덕분이었다. 인공호흡법, 심폐소생술을 배우면서 심장마비의 증세와 처치법을 배운 것이 유용했다. 혹시라도 남을 도울 일이 있을까 싶어서 배운 것이었는데 그 덕분에 내가 살았다. 일을 당하고 보니 최근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응급구조교육이 아주 유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살고 죽는 것은 하늘이 정한 것이요 사람에게는 아무 능력이 없다. 심장질환을 예방한다고 2년 넘게 아스피린을 먹고 있었고 꾸준히 운동한다고 자전거를 타는 등 나름대로 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건 아무 소용없는 짓이었다. 살고 죽는 것은 하나님이 하실 일이다.


기고_경기투데이 편집국장 김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