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군포시에서 학교사회사업의 도약을 꿈꾸며
[특별기고]군포시에서 학교사회사업의 도약을 꿈꾸며
  • 관리자
  • 승인 2005.11.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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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매화종합사회복지관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에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는 학교사회사업이라는 다소 생소하고 막막한 업무였다. “생소하고 막막하다.” 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나는 청소년 복지에 관심이 없었고, 더군다나 내가 진행해야 할 사업은 전임자가 기획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인수인계를 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혼선을 예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은 현실로 나타났다.

학교의 개입부터 평탄치 못했다. 학교의 교사들 중 28명의 인사이동이 있었기 때문에 전임자가 협의한 학교사회사업 기획은 일정부분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지연만 되면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판이었다. 학기 초여서 보조인력의 확보는 물론, 학생들의 분위기, 학교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나에게 있어서 최대의 적이었다. 처음부터 나의 사기는 꺾이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4월 13일 첫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학교사회사업 프로그램은 예정보다 3개월 늦게 시작되었다. 시작은 했지만 첫 프로그램부터 거의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평가도, 그 어떤 것도 나에게는 미소짓게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냥 그대로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주변 대학교를 돌아다니면서 co-worker를 구하고, 지속적으로 대상 학교와 접촉을 시도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나갔다. 학교는 매우 차갑게 대했고, 어느 때는 그만두고 싶을 만큼의 심한 말도 들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프로그램은 6월부터 안정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co-worker의 확보 및 학교와의 협의가 6월에서야 이루어진 것이다. 하루를 둘로 쪼개고 학교사회사업 업무에만 집중했다.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또 넘어야 할 벽도 많았으며, 도중에 그만두는 co-worker들의 관리도 큰 과제였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학교사회사업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대상 학생들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개별 co-worker들과 대상학생들과의 rapport(관계) 형성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대부분의 co-worker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어놓았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프로그램은 그 원래의 목적을 실현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1년의 사업을 거의 정리할 무렵, 한 해 동안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세미나로 기획하여 진행하고자 하였다. 학교사회사업에 대해 이해시켜야 할 주 대상은 학교의 교사였으며, 부모였다. 학생들에게 교과과목 이외에 어떤 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학교의 교육주체와 부모에게는 생소하고 두려운 일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과 연계해 홍보를 시도하였지만, 교육청의 생각은 나의 생각과는 달리 보수적이었고, 비우호적이었다. 교육청으로 보낸 공문조차 반려되기도 하였다. 결국 반쪽짜리 세미나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이는 학교사회사업이 활성화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2005년 표면에 드러난‘학교폭력실상’
사회적 제도장치 필요에 윤활유 역할 감당한 학교사회사업

2005년 시작하자마자 대한민국 전체는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로 들끓고 있었다. 연일 학교폭력은 기사화되었고, 각계 전문가의 대안이 지면을 장식하였다.

이러한 대안들은 교육 이외에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학교사회사업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윤활유의 역할을 하였다.

2005년 시작과 함께 학교폭력예방교육, 징계 프로그램들의 기획과 함께 다시 한 번 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2월까지 학교는 철옹성 같았다. 대상학교도 찾을 수 없었으며, 2004년과 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2월 말부터 전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몇몇 학교가 복지관에 문의해오기 시작했다. 특별 프로그램을 문의하기 시작하였고,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그토록 힘들게 했던 그 학교가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의 개입을 원했다. 선택의 머뭇거림이 있었지만 다시 한 번 해보리라 마음 먹고 학교와 적극적으로 협의하였다. 학교는 전년도 프로그램에서의 소극성을 인정했다. 더불어 작년 프로그램의 효과성도 인정했다. 필요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학교의 태도는 전년과는 180도 달랐다. 적극적인 협조와 관심은 11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징계 청소년 집단지도인 “파랑새 교실”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뢰 수 및 만족도가 높아졌다. 학생 상담, 단기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도 더불어 높아졌다.

학교폭력예방교육 프로그램도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효과성에서는 미약하다는 평가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정착이라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의 목적을 달성한 듯 하다. 의사소통의 부재도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고, 학교는 복지관을 파트너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전반기 말에는 7개 정도의 초,중,고등학교가 복지관과 협력을 맺기를 원했다. 교육청의 위력은 대단했다. 교육청 교육혁신부서의 지역사회복지관과 연계한 정책을 개발하라는 한 장의 공문에 학교는 너도나도 문을 열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2005년도 현재 매화종합사회복지관의 학교사회사업 프로그램은 실업계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예방교육 'CHANGE YOUR MIND', 징계청소년 집단지도 프로그램 ‘파랑새교실’, 인문계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봉사학교’, 초등학교 사회사업 ‘무지개학교’등이 진행되고 있다. 2006년에도 학교사회사업은 지속될 예정이며, 복지관의 학교사회사업 프로그램 진행을 희망하는 학교도 2005년의 두 배인 6개 학교에 이른다. 이중에는 안양시도 있다. 이 기간동안 학교사회사업이 제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환경의 변화가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식이었다.

학교사회사업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이 있는데 이는 지역사회-학교-부모가 일체가 되어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앞에서도 실례로 언급하였다. 교육주체인 교육청, 학교, 부모의 관심과 협력이 학교사회사업을 더욱 더 발전시킬 수 있다.설레임이 가득하게 2005년을 마감하고 있다. 지난 2년의 노력들이 결과물로 나오면 2004년의 그 막막함은 추억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군포시에서의 학교사회사업의 도약을 꿈꾸며 다시 한 번 AGAIN!

글_이경국(군포시매화종합사회복지관 가족복지팀장)


(2005.11.29. 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