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경찰서 군포지구대 김이문 경사
군포경찰서 군포지구대 김이문 경사
  • 관리자
  • 승인 2006.06.0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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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범죄? 예방이 우선이죠”



“어르신들 안녕하세요?” “저는 군포경찰서 군포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김이문 경사입니다.”

“어르신들 표정이 ‘웬 순사여?’ 하시네요?“ ”마음 놓으시구요, 저와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조금은 어리둥절해 하시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풀어드리느라 연로하신 어머님 앞의 막내아들처럼 너스레도 떨고, 우스갯소리로 이말 저말 하노라면 ‘뭔 일이여?’하고 석연찮던 표정의 어르신들이 어느새 손벽을 치며 소리 내어 웃으신다.

김이문 경사가 군포시노인복지회관을 처음 찾은 것은 아직 겨울바람이 쌀쌀하던 2월이다. 처음엔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독거 어르신들을 모시는 행사에는 전날 밤샘근무가 있더라도 아침에 그야말로 사우나로 목욕재개(?) 하고 가능하면 가장 환한 모습으로 어르신 앞에 선다고 한다.

가족들의 돌봄이 거의 없는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은 그동안의 굳어진 외로움 때문인지 좀처럼 좋은 자리를 마련해 드려도 그 환경을 누리시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거기에다 일제시대를 살아오신 어르신들에게 있는 경찰관에 대한 생각은 그야말로 ‘순사나리’다.

그런 어르신들에게 선입견을 일타하는 김이문 경사만의 비장의 무기(?)는 바로 ‘매직과 레크레이션’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입에서 줄줄이 나오는 종이, 손에 들린 노란 꽃이 어느새 빨간 꽃으로 변해 어르신 가슴에 안겨지고, 물이 담긴 컵이 맞긴 맞는데 거꾸로 들어도 쏟아지지 않아 이상하네! 거참 이상해! 하다보면 어느새 어르신들의 마음이 김이문 경사의 털털한 마음씀씀이와 맞닿게 된다.

“혼자 계신 어르신들에게 잠시라도 이렇게 웃을 수 있게 해 드리는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가난하고 고된 삶을 사셨던 부모님 생각도 나고, 실날 같은 기쁨만 있어도 오래도록 아껴가며 웃고 사실 어르신들인데… 너무 외로우신 거 같아서 이렇게 잠깐 만나 뵙고 다시 돌아가는 게 어느 때는 마음이 무겁죠!” “바램은…다음 어르신 생신 때에도 여기 계신 모든 어르신들을 다시 뵙는거구요.”

그동안 김이문 경사는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 행정대학원 경찰학과 5학기 석사논문을 준비하면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실 강의를 해왔었는데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2개교 초·중·고등학교 2만2천여명의 청소년들에게 학교폭력을 피할 수 있는 방법과 인식개선을 위한 예방을 실천해 왔다.

군포시의 ‘청소년 지킴이’청소년 칭찬위원회 위원의 활동도 청소년 범죄예방을 위해 그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분야다.

순찰과 순시가 일상 업무인 최일선의 경찰관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근무 여건상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역시나 봉사에 열심을 내는 그의 뒤에는 건전한 지역사회를 위해 애쓰는 박관봉 서장, 김봉호 지구대장이 있었다.

파견 근무처에서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파출소에 들러 “근무도 충실하고 봉사도 열심인 김 경사 멋진 경찰관입니다”라고 격려하며 함께 일하는 직원을 아끼는 부서장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강의가 학생들에게는 어떤 도움이 되는지 물어보았더니 한 마디의 답이 돌아왔다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게 하는 거죠” 학교폭력의 내용을 요약하면 ‘때리기, 훔치기, 뺏기’란다.

그 속에서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도록 상대방 입장이 되어 보게 하는 것이 그의 폭력예방 강의의 핵심이다. 때로는 가해학생이 자녀인 학부모, 피해학생이 자녀인 학부모를 대상으로 폭력예방 강의를 진행한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는 학생들이 마음 놓고 상담할 수 있는 대상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고, 학생들에게는 폭력에 노출되어 있을 때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부모나 선생님과의 상담을 권유한다고 한다.

수많은 학생들 중에 한 학생이라도 예방강의를 통해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하는 김 경사.

더욱 감사한 것은 그의 아내 최영복씨와 중3인 맏딸 혜수, 중1인 아들 범석이가 봉사하는 경찰관인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고 봉사의 현장에서는 당당히 동역자로 봉사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긴 학업기간동안 빠듯한 살림에도 함께 공부하며 뒷바라지한 아내에 대해 “지금도 함께 공부하는 사람이예요” 하면서 적은 말수지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김이문 경사에게는 작은 출발로 시작한 독거노인을 위한 이벤트가 이제는 레크레이션과 매직을 선보이며 경로당 순회 노인범죄예방 강의를 추진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다.

청소년들을 위한‘학교폭력예방 강의’와 더불어 어르신들에 대한 ‘노인범죄예방’까지, 레크레이션과 매직을 섞어 재미있는 강의를 계획하고 있다.

그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속에서 볼 수 없는 험한 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벌어지는 최악의 경우를 수없이 만나고 해결했을 경찰관인데 사람에 대한 관점이 참 선한 경찰관이구나! 군포시에 이런 경찰관이 있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김이문 경사처럼 일상 속에서 시민의 안전과 봉사를 위해 애쓰고 있는 수많은 경찰관들이 계속 이어갈 선한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권연순기자 (200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