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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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5.02.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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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사랑으로 방치되지 않은 한 노인의 주검>


봄가을에는 청첩장이 날아들더니 찬바람이 불면서 부고장이 부쩍 배달되는 것은 겨울의 계절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뱀과 개구리 같은 동물과 다년생 식물이 겨울이면 잠을 자듯 사람도 다른 계절보다 겨울에 긴 잠에 들어가는 분이 많다.

얼마 전 보도 매체를 통하여 한 노인의 시신이 반년이상 방치되었던 사건을 접하였다. 핵가족사회로 자녀들과 떨어져 살면서 쓸쓸히 임종을 맞이하는 독거노인과 그의 시신 방치는 고령화 시대의 복지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로 대두 되어야 마땅하다.

여기에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1월 24일 월요일 경기도 군포시 사단법인 성민원 산하기관인 가정봉사원파견센터에서 돌아보는 한 독거노인인 김모(27년생, 남)노인이 죽은 상태로 발견되어 장례식을 치루게 되었다.

이 노인은 시설을 이용한 후로부터 계속 주일에 빠지지 않고 예배를 드리러 왔는데 그 주일(23일)에는 출석치 않아 월요일에 노인이 다니는 교회(군포제일교회)에서 관심을 갖고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으므로 가정봉사원파견센터에 연락을 하여 혹시 병원에 입원했는지를 알아보았더니 역시 아니라는 대답을 듣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 노인을 담당하는 교회 교구장과 가정봉사원파견센터 시설복지사와 함께 노인이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에 갔다.

그런데 관리실에서는 사정 이야기를 듣고도 비상열쇠가 없다는 이유와 사람을 불러 문을 열면 비용을 부담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아파트 문을 열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우유나 신문을 넣는 구멍으로 현관을 보니 그 노인이 평소에 신고 다녔던 신발과 요구르트가 그대로 있는 것을 담당 교구장이 보고서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119에 연락을 했다.

119와 경찰이 함께 와서 베란다를 통해 들어가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이미 숨진 상태였다. 교구장이 이곳저곳을 전화해 본 결과 먼 조카가 1월 23일 오전에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 노인이 주로 11시 예배에 나온 것으로 보아 주일 11시 전에 돌아가신 것으로 추정되었다. 다행히 돌아가신지 오래지나지 않아 가족들에게 연락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만약 이러한 적극적 관심과 사랑을 갖고 돌보지 않았다면 이 노인 역시 몇 달 방치됐을 것이다.

옛말에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소를 잃어버리고도 고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요즘 심심찮게 독거노인들이 세상을 떠난 후 몇 개월 지나서 발견된다는 소식을 접한다. 이와 같은 일이 모두 남의 나라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정의 문제요 얼마 있지 않으면 우리자신들이 겪을 일이다.

우리도 태어남을 후회하며 쓸쓸히 죽어가는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 이젠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 독거노인이 거하는 아파트에서 자체적으로 매일 확인하여 알아보기 위해 비상키를 가지는 것도 좋다. 또 매일 야쿠르트 배달하는 이들도 배달만 하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확인해 주는 것도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실행하고 있는 가정봉사원파견센터제도도 귀하지만 가까운 곳에서부터의 제도적인 장치가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