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가 만난 이 사람!] 장수정 경기밀알선교단 간사
[복지뉴스가 만난 이 사람!] 장수정 경기밀알선교단 간사
  • 관리자
  • 승인 2007.03.3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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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어요



“경기밀알선교단의 장수정 간사인데요. 0월 0일 행사가 있거든요. 꼭 오셔서 좋은 소식 전해주세요!” “멋진 수화책자가 나왔는데요. 제가 메일로 세미나일정을 보냈거든요, 잘 소개해 주세요!”

액정화면이라는 작은 공간에서의 의사표현이지만 마음이 담긴 핸드폰 문자를 읽으면 보낸 사람의 평상시 말투가 느껴져 더욱 반갑다. 늘 문자와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던 장수정 간사와 얼마 전 우연하게 전화통화를 하면서 그녀가 수화기를 손으로 잡을 수 없고, 말하기가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장 간사는 경기밀알선교단이 진행하고 있는 장애인을 위한 목요예배와, 특기교육을 위한 부서활동, 교사와 일대일 수업을 진행하는’사랑의 학교’소식을 꾸준히 외부기관에 홍보해 왔다. 그가 주로 맡고 있는 일은 여느 단체 간사와 그리 다르지 않다. 밀알회보와 주보편집, 홈페이지 관리, 기관홍보 등. 게시판에 들어가면 선교단을 통해 마음을 열고 사회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한 수많은 장애인을 향해 친구처럼, 착한 오누이간처럼, 선생님처럼 용기를 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만34세가 된 장수정 간사는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얻게 된 장애로 두 손을 쓰지 못한다. 언어장애도 있어서 ‘한 마디의 말’을 하기 위해서 온 몸의 의사표현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그녀의 말대로 “걸을 수는 있어서 지하철 닿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한다.

또래 친구들보다는 늦은 출발이었지만 초등, 중등, 고등학교와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했다. 이 사람 저 사람을 귀찮게 하면서 힘들게 졸업한 후 3년간 여기저기 찾아가 보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이력서도 많이 내보았지만 장애가 심한 그녀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막막하기만 하던 때, 김포·강화밀알선교단에서 평범한 단원이었던 그녀에게 경기밀알선교단 남재중 단장으로부터 “우리 수정이가 간사가 된다면 뭘 하면 좋을까?”라는 권유를 받고 기도한 끝에 현재 홍보부 간사가 되었다. 그녀는 당시를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통해 저를 부르시고 택하셨어요”라고 말한다. 장 간사는 출근을 하고 일을 한다는 사실, 그리고 선교 일을 한다는 것이 지금도 꿈만 같다. 하지만 어려웠을 때도 있었다. 모임과 예배가 있는 날이면 모두가 바쁘게 준비를 하면서 차량봉사자들에게 전화연락을 하고, 휠체어를 힘들게 미는데 밥을 먹고 화장실 가는 것조차 혼자서 할 수 없는 그녀로서는 아무 도움이 못 된다는 생각에 동료들의 눈치를 보며 떳떳하게 지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장 간사는 장애인인 자신부터 ‘장애인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데’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장애인 스스로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돕는 과정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안양시 만안구 안양5동에 위치한 경기밀알선교단을 찾았던 날은 마침 선교부를 맡고 있는 김기훈 간사의 생일을 축하하느라 맛있는 생크림 케익을 자르는 중이었다. 아이가 있는 엄마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출중한 외모를 지닌 김교현 간사가 장간사 옆에 앉아 연신 케익을 떠서 입에 넣어주었다. “먹는 거 너무 좋아하는 것 아니예요? 이래도 어떻게 살이 안찌는 지 몰라!”농담을 건네는 사이 티슈로 입도 닦아준다.

“장 간사님, 사진을 찍었으면 하는데 괜찮은가요?” 기자의 질문에 온 몸으로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장 간사, 그와 동시에 “사진 찍는 거 무지 좋아해요!” 동료들이 한 목소리로 대답을 대신한다.

단장인 남재중 목사는 “직원 모두 각자 섬기는 교회는 다르지만 몸과 마음이 부자유한 장애인들에게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선교사역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여러 가지 부족한 중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항상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녀의 비전을 물었다. “저와 같은 장애인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극복해가면서 하나님을 알리는 상담원이 되려고 해요.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것, 많이 배워야 한다는 것, 또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밀알선교단에서 맡겨주신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선한 일을 하기 위해 도와줄 사람과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리라 믿고 있어요.”

주변에서 그녀의 꿈을, 아니 각자의 꿈을 합력해서 이뤄나갈 경기밀알선교단의 동료들 그리고 그녀의 도움을 통해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는 수많은 장애인들이 있는 한 그녀의 다짐과 기도가 이루어질 것 같다.

권연순 기자

=사진설명= 아랫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장수정 간사

2007/3/31 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