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계획 있다면 ‘가임력’ 정기적으로 챙기세요
자녀 계획 있다면 ‘가임력’ 정기적으로 챙기세요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1.01.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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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출산 연령 높아져 난임 겪을 우려 커져
통계청이 발표한 '행정자료를 활용한 2019년 신혼부부통계 결과'에 따르면 5년 이내 초혼 신혼부부 10명 중 4명은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GBN뉴스 자료사진)
GBN뉴스 자료사진

여성의 가임력(임신을 할 수 있는 능력)은 20대에 최고점에 달했다가 만 35세를 기점으로 급격히 저하된다. 나이가 들수록 가임력은 감소하고 한번 저하되면 회복이 어려운데, 최근에는 초혼 연령과 평균 출산 연령이 함께 높아지면서 난임을 겪을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자녀를 가질 계획이 있다면 매해 받는 건강검진처럼 가임력도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주기적으로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저하된 여성 가임력 회복 어려워… 부인과 질환 조기발견 중요

부인과 질환 중 여성들에게 흔히 생기는 자궁근종, 다낭성 난소증후군, 자궁내막증, 난소 종양의 경우 증상을 자각하기 어려워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이런 질환은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건 물론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여성의 가임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난소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난소 기능이 떨어지므로 임신을 준비한다면 난소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난소 종양 수술을 받았거나 암 치료를 위해 방사선이나 항암제 치료를 받은 경우, 어머니나 자매 중 조기 폐경한 가족이 있는 경우 난소 기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최지영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당장 결혼이나 임신 계획이 없는 가임기 여성도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과 난소 기능 확인을 통해 난임의 원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가하는 남성 난임… 비뇨의학과 검진 후 꾸준한 관리 중요

난임은 부부의 문제로, 최근에는 남성 난임도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남성 난임 환자는 2015년 5만3980명에서 2019년 7만9251명으로 5년간 약 47% 증가했다. 음주, 흡연, 과로, 스트레스, 비만 등은 정자의 질을 저하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의 가임력을 확인하는 중요한 검사로 정액 검사와 호르몬 검사가 있다. 정액 검사는 남성 난임 원인에 대한 일차적인 검사로 정액의 양과 정자의 수, 운동성을 확인할 수 있다. 남성의 정자는 3개월마다 새롭게 생성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정자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호르몬 검사는 정자 수가 적거나 운동성이 감소될 경우, 무정자증일 경우, 성욕감퇴 등 성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시행한다. 이 검사를 통해 뇌하수체분비 호르몬 감소에 의한 난임 여부, 고환 자체의 정자, 남성호르몬 형성 능력 저하 여부 및 정자 이동통로의 폐쇄 여부 등을 감별, 진단할 수 있다.

성욕저하, 발기부전, 생식기 질환이 보인다면 방치하지 말고 제 때 치료해야 난임으로 이어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결혼·임신 전 검사받는 것도 도움 돼

올해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는 함께 ‘임신전 검사’로 불리는 각종 검사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임신전 검사는 부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임신에 필요한 치료를 받고 준비하는 과정이다.

여성은 혈액검사로 빈혈, 혈소판 수치, 풍진, 성병, 간염 항원 및 항체, 혈액형 등을 확인한다. 임신 중 풍진에 걸리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수직 감염돼 난청, 백내장, 심장 기형, 소두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항체가 없다면 임신 전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소변검사로 요로 감염, 혈뇨, 단백뇨, 요당 여부 등도 확인해야 한다. 그 외에 자궁경부암 검사, 난소기능검사, 갑상선자극호르몬 검사도 권장 사항이다.

남성 역시 여성과 마찬가지로 혈액검사, 소변검사, 간염 검사 등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간염은 부부 관계를 통해 배우자에게 전염될 수 있고, B형 간염의 경우 풍진과 마찬가지로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수직 감염될 수 있어 위험하다. 항원과 항체가 모두 없다면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검진 외 건강관리도 필수다. 특히 체중관리는 여성과 남성에게 모두 중요하다. 과체중의 경우 체중이 약 10kg 증가할 때마다 난임 가능성이 10%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정확한 체질량지수 분석 및 제지방량, 근육량을 바탕으로 유산소, 근력운동 및 동물성 지방을 제한한 식이조절을 하는 것이 좋다.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산부인과 김지혜 교수는 “임신 전 검사를 하는 이유는 몸 상태를 보다 정확하고 면밀하게 체크해 건강하게 임신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남녀 모두 향후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결혼 전부터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비뇨의학과에서 가임력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