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 관리자
  • 승인 2007.09.0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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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난 시각장애인 이영길씨
생전 장기기증 등록 약속 지키고 떠나
한 시각장애인이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지자 장기기증을 통해 50여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4일 시각장애인 1급 이영길(53세)씨가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지자 가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심장·간 등 4개 장기와 뼈와 조직까지 모두 기증하였다.

유일한 혈육인 아들 이태훈씨(27세·서울시 강남구 수서동·창석교회)는 “사실 사고가 있던 그날은 아버지가 일을 쉬고 싶어서 후임을 구해놓고 정리하러 가는 길이었다. 아침에 주무시는 아버지를 보고 출근했는데 저녁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으리라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영길씨는 아들 태훈씨를 낳은 그해부터 점점 앞이 안보이기 시작해 아들이 4살 되던 해에 아내와 헤어졌다. 힘들어도 아들과 함께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공부한 결과 검정고시에도 합격하고 자격증도 따게 된 이씨. 직업도 구하고 자리가 조금씩 갖춰지면서 두 부자는 그동안 주변분들에게 받아온 고마움을 갚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1996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장기기증등록을 하게 됐다. 아버지가 뇌사상태에 빠지자 아들 이태훈씨는 장기기증등록을 하고 기뻐하셨던 아버지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고 한다.

故 이영길씨의 몸에서 심장과 간·신장 등을 적출해 생명이 위독한 환자들에게 모두 성공적으로 이식했으며 뼈와 피부 조직도 적출돼 많은 환우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다.

아들 이씨는“한 번도 말로 해본 적은 없지만 아버지를 정말로 존경합니다. 세상 살 동안 고생 많이 하셨으니까 하늘나라에 가서는 행복하게 사실 것이라 믿습니다. 행복하세요, 아버지”라고 말했다.
2007/09/01 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