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녹이 슬어 사라지기보다 다 닳아빠진 후에 없어지리라!
나는 녹이 슬어 사라지기보다 다 닳아빠진 후에 없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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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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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영 박사의 VISION 이야기(8)

나는 녹이 슬어 사라지기보다 다 닳아빠진 후에 없어지리라!

히브리대학 사회학박사
건국대 부총장 역임
농촌·청소년 미래재단 이사장

1950년 미국의 어느 정신병원, 한 노인이 늦은 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남몰래 병원 문을 나선다. 그의 이름은 할랜드 샌더스 (Harland Sanders).
1890년 미국 인디애나에서 2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여섯 살이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의었다.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일을 나가야 했던 어머니 대신 그는 두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음식 만드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열 살부터 농장에 취직하여 노동일을 시작했다. 한 달에 4불을 벌기 위하여 하루에 열네 시간씩 새벽 네 시부터 밤늦게까지 옥수수빵과 치즈로 허기를 채우며 일했다.
샌더스는 청년이 되어 철도노동자, 보험설계사, 주유소 경영 등 고된 일들을 하면서 아름다운 아내와 자녀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대공항과 함께 그의 나이 40세에 무일푼이 되었다. 그럼에도 샌더스는 좌절하지 않고 주유소 귀퉁이 작은 공간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조리법으로 직접 만든 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테이블 하나에 의자 여섯 개로 시작한 카페는 입 소문을 타고 크게 성공했다. 45세에는 켄터키 주지사로부터 커널(colonel)이라는 명예대령 칭호도 받게 되어 이후로 ‘커널 샌더스’로 불리며 마을 유명인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거듭된 사업의 실패로 인한 많은 빚을 안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사랑하던 아들을 잃었고 아내마저 그를 떠났다.
하루아침에 60년간의 생애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샌더스는 모든 것을 잃은 충격과 엄습하는 좌절과 절망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모든 것이 야속하고 미워졌다.
‘주님께서 나를 이 땅에 살려두시는 것은 나를 사용하시거나 아니면 나를 벌주시기 위해서다.’
그는 마침내 하나님과 자기 자신까지 미워하게 되었고 스스로 비관하여 목숨을 끊기로 작정했다. 밤이 오기를 기다렸던 샌더스는 늦은 밤이 되자 몰래 병원 문을 나섰다. 어떻게 하면 부질없는 목숨을 끊을 수 있을까 궁리하며 밤거리를 배회하던 그때 그의 귓전에 어디선가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찬송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노랫소리를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작은 예배당으로 이끌려 갔더니 늙은 부인이 혼자 앉아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그의 마음은 뜨거워졌다. 그리고 그 부인과 같이 기도하다가 통곡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울며 회개하고 기도하고 나니 마음이 평안해졌다. 힘이 생겼다. 자살하려던 생각과 근심, 걱정, 염려, 미움이 모두 사라졌다.
죽는 순간까지 다시 한번 인생과 투쟁하고 싶었다. 그는 이렇게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나는 녹이 슬어 사라지기보다 다 닳아빠진 후에 없어지리라!’
샌더스는 켄터키 주에 있는 자기 집에서 새로운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 노년에 무슨 사업이냐고” 했지만 그는 꿈을 가지고 준비했다. 이번에 그가 벌인 새 사업은 닭튀김 장사였다. 그는 자신만의 닭튀김 비법을 설파하기로 결심하고 중고 포드 승용차에 압력솥을 싣고 전국을 다녔다. 그러나 사람들은 닭튀김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더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무려 1,008번의 퇴짜를 맞고서야 결국 옛 친구의 레스토랑에 치킨 한 조각에 4센트씩을 받는 조건으로 첫 계약을 성사시켰다.
얼마 안 되어 그의 비법으로 조리된 치킨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친구는 오래지 않아 2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게 되었다. 샌더스 또한 꾸준한 승용차 방문 영업을 통해 프랜차이즈 점을 폭발적으로 늘려갔다. 미국 전역에 수백 개의 닭튀김 매장이 생겼고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약 80여 개국에 매장이 퍼지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Kentucky Fried Chicken)의 탄생 스토리다.
편안하고 쉽게 저절로 되는 일이란 없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자신이 그 일에 몇 번이나 도전했다 세어보라. 긍정적인 삶, 자신감을 가지고 사는 삶, 기어이 해보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사는 삶, 용기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삶, 이런 삶 속에서 길이 열린다. 이런 삶에서는 절벽에 구멍이 뚫리고 깜깜한 암흑 속에도 빛이 드리워진다. 이는 막연한 철학이 아니다. 내 생생한 삶의 현장에서 얻은 경험의 철학이다. 미래는 당신이 기대하고 도전하는 만큼 열리게 되어 있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 당신이 원하는 미래에 닿을 때까지.

2008/12/13/ Copyright ⓒ 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