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르본대 학생회장이 된 한국인 여학생
소르본대 학생회장이 된 한국인 여학생
  • 류태영
  • 승인 2009.08.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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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영 박사의 VISION 이야기(12)

소르본대 학생회장이 된
한국인 여학생

히브리대학 사회학박사
건국대 부총장 역임
농촌·청소년 미래재단 이사장

내가 대학에서 가르쳤던 어느 평범한 한 여학생의 이야기다.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여학생이 연구실로 찾아와 취직자리 좀 알아봐 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나는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면접을 통과하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여학생은 필기시험조차 합격할 자신이 없다며 시험 안 보고 들어가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시험 안 보는 데가 어디 있어?”
“중소기업 사장실 같은 데요, 비서실에 가면 전화 받고 차 끓이는 일은 제가 잘할 수 있거든요….”
학교 성적은 보통이었으나 평소 성격이 밝고 명랑했던 그 여학생은 내게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려주며 거의 조르다시피 간청했다. 몇 차례인가 내 연구실에 찾아온 그 학생에게 어느 날인가 시간이 있어서 진지한 상담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부탁해서 차 끓이고 전화 받는 일 하다가 어쩌다 실수로 커피라도 사장 무릎에 엎지르면 당장 쫓겨날 텐데, 그러면 끝 아니냐. 세상을 그렇게 아쉽게 살지 말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먼저 돼야지. 회사가 불러주길 기다리지 말고 회사에서 모셔 가려고 간청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니?”
“교수님, 누가 그걸 모르나요? 여기저기서 나를 데려가려고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누가 절 데려가야 말이지요.”
“너는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으냐?”
“전 제과점을 운영하고 싶어요. 우리 동네 제과점을 보니 돈을 잘 벌더라고요.”

나는 학생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순한 제과점 주인이 아닌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될 준비를 하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왕 할 바에는 프랑스로 가서 일류대학을 졸업하여 최고가 되는 게 어떻겠냐고 설득했다.
“그동안 학과가 마음에 안 들어 공부도 안하고 놀았는데, 이제 와서 유학을 가라고요?”
자기는 영어도 잘 못하고 더구나 불어는 알파벳조차 모른다는 것이었다.
나는 덴마크로 유학 가서 덴마크 알파벳도 모르는 상태에서 3개월 만에 일상 덴마크어를 끝내고 전문용어를 익혀 6개월 만에 대학에서 덴마크어로 공부했던 나의 경험을 들려주며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에 유학 가서도 이스라엘어의 알파벳부터 배우기 시작하여 6개월 만에 대학원 입학시험을 보았고 합격하여 석사, 박사 학위를 4년 만에 마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돈이 없어서 돈을 벌면서 공부하느라고 대학을 서른세 살에 졸업한 사람이고, 네가 고등학교 다닐 때 나는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나처럼 못나고 형편없는 사람도(야간고등학교도 성적이 중간이었다) 덴마크 유학을 가서 3개월 만에 일상회화를 구사하고 6개월 만에 대학원에 들어갔는데 너는 그래도 야간대학을 졸업한 나보다 훨씬 낫지 않느냐. 그러니 너는 분명히 나보다 더 빨리 할 수 있을 거라며 격려했다.
그 학생은 결국 파리로 떠났다. 그리고 3개월 만에 일상회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6개월 만에 파리 소르본대학에 입학하여 첫 학기부터 올 A를 받았다. 이후 학생회장까지 하고 수석 졸업을 했다.

그 학생은 이미 졸업 전에 내가 주선하여 국내 유명 재벌그룹의 제과회사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아 졸업 후 귀국하여 취업이 되었고 마케팅팀에서 활발히 활약하다 이후 다른 대기업 전자회사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되어 갔다. 능력을 인정받아 일을 하다 보니 매사에 더욱 자신감이 생겨났고 새로운 일거리가 눈에 띄게 되었다.
그 후 재벌회사에서 물러나 처녀의 몸으로 첨단기술 분야의 벤처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한국에서 초정밀 가공회사로 국가의 인정까지 받아 지원을 받아내는 등 현재 한국IT업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만일 그 학생이 자신을 하찮게 여기고 포기했다면 지금쯤 그저 그런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 학생이 유학을 떠날 때 가져간 것은 오로지 ‘나도 충분히 해 낼 수 있다’, ‘하면 된다’ 는 각오와, 전능하신 하나님을 향한 기도와 내게 능력 주시는 주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자신감 속에는 인생을 역전시킬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과 위력이 들어 있다는 것을 몸소 입증한 것이다.
그러나 그 학생이 늘 자신감에 차 있었던 건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든 공부를 할 때마다 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나.’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괜히 부질없는 짓을 하는 건 아닐까?’
이런 두려움과 걱정이 파도처럼 덮쳐올 때마다, 그 학생은 이런 순간들을 극복하고 반드시 해낼 수 있으니 자신감을 잃지 말고 하나님께 기도하여 용기를 내라는 내 말을 기억했다고 한다.

자신감 넘치는 삶을 만드는 데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아침에 눈뜨기 직전 의식이 드는 순간부터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반복해서 하라. 둘째, 기분 나쁜 일은 생각하지 말고 좋은 일만을 생각하고 성취한 일만을 생각하라. 셋째, 성공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구체적 실천 계획을 세워라.
그러나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부정적인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때는 성취했던 작은 일을 떠올려라. 그리고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성취감을 느껴라. 가령 가구를 옮긴다고 마음먹었으면 가구를 당장 옮기는 일부터 실천하라. 간단한 일이라도 막상 하고 나면 해냈다는 사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에게 힘든 일을 시키면 이행하지 못하듯, 자신에게도 성취하기 힘든 일을 시키지 말고 쉽게 성취할 수 있는 단순한 일부터 시작하라. 이렇게 성취하는 일이 쌓이면 자신감이 생긴다. 할 수 있는 쉬운 일부터 시작하라. 자기가 자기에게 명령하여 성공한 작은 그 일들을 축적하면 엄청난 자신감이 생기게 될 것이다.

2009/08/22/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