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야~ 사채랑 친해져라!?_케이블TV 만화채널 투니버스 보는 아이들
아기야~ 사채랑 친해져라!?_케이블TV 만화채널 투니버스 보는 아이들
  • 관리자
  • 승인 2007.06.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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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야~ 사채랑 친해져라!?

케이블TV 만화채널 투니버스 보는 아이들
시청 중 무방비상태로 “미즈사랑 60일 무이자 1566-××××번”
연거푸 들어야 다음 영화 볼 수 있어


세상이 이럴 수가 없다. 미디어교육과 미디어운동이 미천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공익을 최선의 모토 삼아야 될 지상파 방송사들이나 케이블 TV, 지하철 공사가 머리 좋고 발 빠른 사채업자들의 그야말로 “쩐(錢)”에 놀아나고 있다.

케이블 중 시청율 1,2위를 다투는 어린이 대상 만화영화 전문채널인 투니버스는 6월 현재 만화영화 13개중 11개가 일본에서 제작한 것이고 2개만이 한국에서 제작한 만화영화다. 투니버스에서는 고스트 팡팡, 짱구는 못말려, 우주인 타로, 명탐정 코난 등 귀신을 일상소품처럼 여기는 일본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는 영상과 어린 아이들에게 ‘막가는 언어’와 ‘행패’를 학습시키는 짱구는 못말려 등을 연속으로 내보내면서 애니매이션이란 겉싸개로 정서적 일제 식민화를 재현해 나가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만화채널은 아이들 프로니까’라고 방심 하는 사이 만화영화방영 사이에 사채광고까지 하고 있다. 그것도 기억력 효과를 위해 재 반복 광고 방법을 쓰고 있다.

미디어다움 한 누리꾼은 “17개월 짜리 우리 애기도 광고에 미즈사랑 두달무이자 그거 나오면 좋아 죽을 려고 합니다. 깔깔 웃으면서….” 또 한 여성전용 포털 사이트에는 ‘5살 딸아이가 대부업체 광고를 본 후 잠들 때까지 “무이자 무이자 무이자”라며 CM송을 따라 부른다’면서 속 타는 모정을 호소했다.

한 일간지를 통해 한나라당 심재철의원은 한국방송광고공사 자료를 통해 지난해 대부업체 지상파 3개 방송사 광고액 현황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9개업체 41억3800여 만원으로 2005년 7개 업체 2900만원과 비교할 때 무려 140배가 넘어 같은 기간 동안 은행권 광고가 1.2배 증가한 것과 현저한 차이가 났다.

은행의 소액대출, 주택담보대출의 문턱이 높아지는 사이 음성적이었던 사채업자들이 대부업체로 등장, 현재 등록 대부업체만 1만7500여 곳이다. 대부업체에서 가장 흔한 유형의 이용자는 ‘300만원을 연 66%의 금리로 6-8개월간 빌려 쓰는 고객’이라고 한다. 그 적은 돈을 구할 수 없어 턱없이 비싼 이자를 주고서라도 대출받아야 하는 서민들에게 방송은 방송대로, 지하철에서는 도착역을 알리는 전광판보다 더 크게 달아놓은 ‘무이자로 사채를 쓰라’는 광고를 눈감지 않는 한 봐야 한다. 각양 각색의 사채업 광고들이 각 호선 지하철 1량마다 벽면에 2개씩 줄줄이 붙어 있다. 최소한의 공적 의지도 내다버린 채 질주하고 있다.

(주)리드코프, (주)러시앤캐시, 미즈사랑 등 대형대부업자들이 가입한 한국소비자금융협의회에서는 (사)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주최로 대부업자 양성교육, 대부업 피해신고센터 운영 등 마케팅 전략상 필요한 사후관리체계까지 모양새를 갖췄다. 대부업체 매장 또한 대부분 일반 은행 분위기와 같이 깔끔하고 친절하다. 러시앤캐시를 운영하는 아프로에프씨그룹은 2005년 신용불량자를 80여명 공개 채용해 전국 24개 지점의 채권회수 직원으로 배치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도 한 바 있다. 그들이 내세운 채용 동기는 ‘신용불량자들은 채무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채권회수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었다. 마지막 선에 와 있는 채무자들을 내몰아치면서 돈을 회수하는 일에 신용불량자들을 사회적으로 재 낙인 받게 한 것이다.

정부당국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왜 수수방관했을까?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서민들의 생명과 생활을 피폐하게 하는 사채업자들의 연66%이상 되는 고금리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입법을 왜 게을리 했을까? 각 은행들도 소액대출의 길이 막힌 서민들을 보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자성과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게 손발이 맞아야 자기방어, 가치 확립조차 안 된 어린아이들, 주저앉은 중에 자활을 꿈꾸는 대다수의 서민들이 내일에 대한 희망과 꿈을 키워갈 수 있다.

권연순 기자
2007/6/23 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