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경영권 승계 문제 생기지 않게··· 노조 문제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사과"
이재용, "경영권 승계 문제 생기지 않게··· 노조 문제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사과"
  • 서한결 기자
  • 승인 2020.05.06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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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
"노사관계 법령 철저히 준수, 노동 3권 확실히 보장"
“우리 사회 다양한 가치에 귀 기울이겠다”
지난해 11월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서한결 기자)
지난해 11월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서한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노동조합 문제에 대해 고개 숙이며 ”삼성의 기술과 제품이 일류라는 찬사에도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이 모든 것은 저희들의 부족함 때문이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6일 오후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오늘의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이는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고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데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먼저 경영권 승계문제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저와 삼성을 둘러싼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에버랜드와 SDS 건에 대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경영권 승계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지 않도록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면서, “경영환경도 녹록하지 않고, 제자신이 제대로 평가받기 전에 제 이후에 승계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에버랜드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문제로 많은 임직원이 재판을 받는 등 삼성의 노사문화가 시대의 변화에 부흥하지 못했다는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 도모하고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며 낮은 자세로 먼저 한걸음 다가서겠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준법을 거듭 강조하며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하겠다. 저와 관련된 재판이 끝나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국민 사과는 지난 3월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 의무 위반 행위가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준법감시위원회가 제시한 사과 권고 시한은 오는 1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