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노조, "노동자들 고통, 제주항공이 지시한 구조조정·임금 체불 때문"
이스타노조, "노동자들 고통, 제주항공이 지시한 구조조정·임금 체불 때문"
  • 이건호 기자
  • 승인 2020.07.0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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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억 달하는 부채 15일까지 해결하라며 인수매각 파탄내고 있다”
4일 오후 2시 민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 진행 예정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원들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공공운수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GBN뉴스 자료사진)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원들이 4월 22일 서울 영등포구 공공운수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GBN뉴스 자료사진)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제주항공이 체불임금, 각종 미지급금 등 800억에 달하는 부채를 15일까지 해결하라며 인수매각을 파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3일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려 1,600명의 250억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이 해결되지 않고 5개월째 쌓여왔다. 노동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제주항공 측이 직접 지시하거나 깊이 관여한 구조조정과 임금 체불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MOU체결 후 자신들이 구조조정을 지시해 왔고, ‘코로나19로 인한 책임은 계약과 무관하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아 놓고도 3월 이후 발생한 부채를 갚으라니, 날강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스타항공의 부채가 급증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심각한 승객감소도 원인이지만, 구조조정에 몰두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못 받았고, 이유 없이 전면 운항 중단이 이어지면서 손실을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즉, 제주항공 측의 이익을 위해 이스타항공을 희생시켜 자력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박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제주항공이) 이원5자유 운수권을 독점적으로 배분받았고, 이스타항공을 파산시켜 LCC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제주항공에 580여명의 일자리를 빼앗고 250억의 임금을 체불하고도 모자라 1,600명 노동자들의 고용을 벼랑으로 내몬 책임, 제주항공의 독점적 지위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몬 책임을 모두 물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석주 전 제주항공사장과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 간의 3월 20일경 통화 녹취 내용도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최종구 사장이 “희망퇴직자에겐 체불임금을 주지만 나머지 직원은 제주항공이 줘야 하지 않겠나. 직원들이 걱정이 많다”고 하자 이석주 전 사장은 “딜 클로징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 돈으로 하면 된다”고 답했다. 노조는 이를 전면 운항 중단 지시 등 제주항공 측이 임금 체불에 일정한 책임이 있으나, 방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조는 4일 오후 2시 민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이후 시민사회단체들과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